주식 보조지표 완전정복 ④ 볼린저밴드 — 가격이 노는 운동장의 울타리, 30년 주식쟁이의 강의노트 [보조지표 시리즈]
지난 편 말미에 약속드렸던 볼린저밴드입니다. RSI가 시장의 체온계였다면, 볼린저밴드는 가격이 노는 운동장의 울타리입니다.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놀 때 대부분은 가운데 근처에서 놀지만, 가끔 울타리 끝까지 달려가기도 하죠. 볼린저밴드는 "지금 가격이 운동장 어디쯤에서 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만드는 법은 한 줄, 읽는 법은 평생
구조는 단순합니다. 가운데 선은 20일 이동평균선. 그 위아래로 표준편차의 2배만큼 띄워 상단선과 하단선을 긋습니다. 표준편차라는 말이 어렵게 들리면 이렇게 기억하세요 — "요즘 가격이 얼마나 방방 뛰었는지"입니다. 조용한 장에서는 밴드가 좁아지고, 난리 난 장에서는 밴드가 넓어집니다. 통계적으로 가격의 약 95%는 이 울타리 안에서 움직입니다.
여기까지는 교과서고, 이제 강의노트입니다. 제가 수강생들에게 처음 하는 말은 늘 같습니다. "밴드에 닿았다는 것은 신호가 아닙니다." 볼린저밴드를 만든 존 볼린저 본인이 평생 강조한 말이기도 합니다. 상단 터치 = 매도, 하단 터치 = 매수로 외우고 시작하면, 이 지표는 여러분 계좌에 구멍부터 냅니다.
계좌를 살리는 두 장면, 계좌를 부수는 한 장면
장면 1 — 스퀴즈(밴드 수축). 밴드가 눈에 띄게 좁아지면 시장이 숨을 참고 있는 것입니다. 고무줄을 오래 당기고 있는 상태라, 조만간 어느 한쪽으로 튑니다. 방향은 밴드가 말해주지 않습니다. 스퀴즈는 "곧 큰 움직임이 온다"까지만 알려주고, 방향은 돌파와 거래량이 확인해 줍니다. 좁아진 밴드를 위로 뚫으며 거래량이 실리면 그때가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장면 2 — 밴드 워킹. 강한 추세장에서는 가격이 상단선을 타고 며칠씩 걸어갑니다. 초보 눈에는 "과열이니 팔 자리"로 보이지만, 실은 반대입니다. 울타리를 밀면서 걷는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힘이 세다는 뜻입니다. 지난 편 RSI에서 "80은 과열이 아니라 힘"이라 말씀드렸는데, 밴드 워킹이 바로 그 짝꿍 현상입니다.
계좌를 부수는 장면 — 추세장의 하단 물타기. 횡보장에서는 하단 터치 후 가운데로 돌아오는 회귀가 제법 먹힙니다. 문제는 이 재미를 본 사람이 하락 추세장에서 같은 짓을 할 때입니다. 내려가는 장에서는 하단선도 같이 내려갑니다. 울타리에 기대 샀는데 울타리가 통째로 이사를 가버리는 것이죠. 하단 터치에서 사고, 더 내려가 또 사고... 저도 90년대에 이걸로 수업료를 톡톡히 냈습니다 ㅠㅠ 그래서 노트에 이렇게 적어두었습니다. "밴드 하단은 바닥이 아니라 현재 위치다."
실전 요약 — 울타리를 읽는 순서
먼저 밴드 폭을 봅니다(좁으면 대기, 넓으면 이미 달린 장). 다음 추세를 봅니다(이평선 기울기 — 시리즈 1편). 그 다음에야 위치를 봅니다(상단·하단·중앙). 순서가 이래야 합니다. 위치부터 보고 사고파는 것은, 지도에서 현재 위치만 보고 목적지 방향도 모른 채 출발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 지표는 참모지 사령관이 아닙니다. 주인공은 가격과 거래량입니다. 다음 편은 그 주인공 이야기, 거래량 지표(OBV와 거래량 읽는 법)입니다. 울타리 안에서 뛰는 아이가 진심인지 시늉인지, 발소리로 구분하는 법을 다루겠습니다.
※ 본 글은 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