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보조지표 완전정복 ③ RSI — 시장의 체온계 읽는 법, 30년 주식쟁이의 강의노트 [보조지표 시리즈]
보조지표 시리즈 3편입니다. 1편에서 이동평균선(시장의 걸음걸이), 2편에서 MACD(반 박자 빠른 신호)를 다뤘는데, 강의 때마다 세 번째로 꼭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사도 되는 자리인지, 너무 올라서 위험한 자리인지 어떻게 압니까?"
그 질문에 답하려고 만들어진 지표가 오늘의 주인공 — RSI입니다.
RSI란 — 시장의 체온계
RSI(Relative Strength Index, 상대강도지수)는 이름은 거창하지만 하는 일은 체온계입니다. 최근 14일 동안 오른 날의 상승폭과 내린 날의 하락폭을 비교해서, "지금 이 종목의 열이 몇 도인가"를 0부터 100 사이 숫자로 알려줍니다.
계산 원리는 이렇습니다. 14일 동안 오른 힘이 내린 힘보다 압도적이면 RSI가 100 쪽으로 붙고, 내린 힘이 압도적이면 0 쪽으로 붙습니다. 오르내림이 반반이면 딱 가운데인 50 근처에서 놉니다. 그래서 RSI 50은 "평열 36.5도"에 해당합니다.
교과서의 기준선은 두 개입니다.
- RSI 70 이상 = 과열(과매수) — 열이 많이 오른 상태
- RSI 30 이하 = 냉각(과매도) — 기운이 빠질 대로 빠진 상태
여기까지는 어느 책에나 나옵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입니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깨지는 자리 — "70이면 팔아라"의 함정
RSI 70을 넘으면 팔고, 30을 깨면 사라. 이 규칙만 믿고 매매하면 어떻게 될까요. 횡보장에서는 제법 맞습니다. 박스 안에서 오르내리는 종목은 열이 오르면 식고, 식으면 다시 오르니까요.
그런데 진짜 추세가 시작된 종목 앞에서는 이 규칙이 재앙이 됩니다. 강한 상승 추세의 종목은 RSI 70 위에서 몇 주씩 놀면서 계속 오릅니다. 열이 나는 게 아니라 원래 몸이 뜨거운 상태로 달리는 겁니다. 마라톤 선수의 심박수가 140인 걸 보고 "심장에 무리가 왔다"고 구급차를 부르면 곤란하죠. 그 선수는 그 심박으로 42km를 갑니다. 70에서 팔아버린 사람은 상승의 몸통을 통째로 구경만 하게 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락 추세의 종목은 RSI 30 밑에서 한 달씩 기어 다니며 더 내립니다. "과매도니까 반등하겠지"라며 잡은 손이 몇 번이나 베이는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떨어지는 칼날의 체온이 낮다고 해서 칼날이 아닌 게 아닙니다.
그래서 제 강의노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RSI의 70과 30은 매매 버튼이 아니라, 지금 시장이 어떤 상태인지 알려주는 안내판이다."
그럼 RSI는 언제 힘을 쓰나 — 두 가지 실전 용법
첫째, 장세 구분부터 하고 씁니다. 옆으로 기는 횡보장(박스권)에서는 70 근처 매도·30 근처 매수 접근이 유효합니다. 반대로 추세장에서는 RSI를 과열 경보가 아니라 추세 체력 게이지로 씁니다 — RSI가 50 위에서 유지되면 상승 추세의 체력이 살아있다는 뜻이고, 눌림목에서 RSI가 40~50까지 식었다가 다시 고개를 들면 그게 추세 재합류 후보 자리입니다. 같은 지표를 장세에 따라 정반대로 쓰는 셈인데, 이 구분이 RSI 활용의 절반입니다.
둘째, 다이버전스 — 체온계와 몸이 따로 노는 순간. 주가는 신고가를 또 찍었는데 RSI 고점은 전보다 낮아졌다면, 겉으로는 달리는데 체온은 식고 있다는 뜻입니다(약세 다이버전스). 반대로 주가는 신저가인데 RSI 저점이 높아지고 있으면 바닥에서 기운이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죠(강세 다이버전스). MACD 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다이버전스는 어떤 지표에서든 가장 값진 힌트입니다. 다만 이것도 '예고'이지 '확정'이 아니라서, 가격이 실제로 방향을 트는 것을 보고 움직이는 게 순서입니다.
오늘의 강의노트 요약
하나, RSI는 체온계다 — 50이 평열, 70은 뜨겁고 30은 차갑다. 둘, 70·30은 매매 버튼이 아니다 — 횡보장에서는 반전 힌트, 추세장에서는 체력 게이지로 정반대로 읽는다. 셋, 가장 값진 신호는 다이버전스 — 가격과 체온이 따로 놀 때 추세의 수명을 의심하라.
체온계 하나로 병명을 진단하는 의사는 없습니다. 열이 나면 청진기를 대고 목도 들여다보죠. RSI도 이동평균선(추세)과 거래량(에너지)을 함께 볼 때 비로소 진단이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청진기 격인 볼린저밴드 — 가격이 노는 운동장의 울타리를 재는 법을 다루겠습니다.
여러분의 계좌가 늘 평열이시길 바랍니다. 시장의 열은 오르내려도, 투자하는 사람의 머리는 36.5도가 제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