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되팔이 수익구조 5가지 — 부가세 10% 공제·이그제큐티브 2%·1년 반품, 연 50억 매출은 택배비에서 나옵니다 (브랜드 경제학 ⑬)
지난
⑫편 편의점 이야기 끝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다음은 파는 값이 아니라 파는 방법을 바꿔 이긴 브랜드를 보겠다고요.
오늘 주인공은 제 집에서 신호등 하나만 건너면 있습니다. 자주 갑니다. 그리고 갈 때마다 주차장에서 같은 장면을 봅니다. 되팔이들입니다.
두 종류가 보입니다. 한쪽은 음료, 커피, 과자, 라면, 햇반 같은 것들을 잔뜩 담아 나갑니다. 대용량 묶음을 뜯어 작게 나누고 다시 포장해서 파는 쪽이죠. 여기서 하나 눈에 띄는 게 있습니다. 냉동식품이나 유제품, 고기는 이 대열에 없습니다. 유통기한이 길고 다시 포장할 수 있는 것만 담깁니다.
다른 한쪽은 성격이 다릅니다. 브랜드 신발 같은 걸 카트에 수십 켤레씩 쓸어 담습니다. 나눌 것도 없이 그대로 들고 나갑니다.
처음엔 그냥 신기했습니다. 저렇게 사 가면 받아 주는 시장이 정말 있나. 그런데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갈 때마다 보입니다. 팔리니까 매일 저러는 거겠지요.
그러다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되팔아서 남으려면, 여기 가격표가 바깥보다 싸야 합니다. 기름값 쓰고 회원증 보이고 줄까지 서고도 남을 만큼요. 대체 얼마나 싸길래.
그리고 질문이 하나 더 붙었습니다. 저 카트 한 대는 얼마짜리 사업일까. 용돈벌이인지, 생계인지, 아니면 사업인지. 얼마를 팔아야 그 선을 넘는지가 궁금해서 한동안 눈여겨봤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이 바닥에는 연 매출 50억 원대를 하는 분들이 여럿 있습니다. 창고를 따로 얻어 놓고 돌립니다. 주차장에서 카트 미는 장면만 봐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 숫자죠. 그 숫자가 어디서 나오는지가 오늘 글의 뒷부분입니다.
되팔이는 버그가 아니라 영수증입니다
어떤 가게가 물건을 시중 가격에 팔면, 거기서 사다가 되파는 사람은 수고비도 못 건집니다. 되팔이가 있다는 건 그 가게의 가격표가 시중보다 낮다는 뜻입니다. 그것도 그 수고를 다 치르고도 남을 만큼요.
그러니까 주차장의 그 카트들은 경영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우리는 정말로 싸게 팝니다"라는 문장이 굴러다니는 영수증입니다. 회사가 달가워할 리는 없지만, 그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회사의 광고입니다. 돈 한 푼 안 드는 광고죠.
그럼 그들은 정확히 무엇을 팔아서 남기는 걸까요. 이게 오늘 글의 열쇠라 먼저 짚고 가겠습니다.
소분해서 되파는 쪽은 가격이 아니라 조건을 팝니다. 코스트코가 싼 이유는 인심이 좋아서가 아니라 "많이 사라"는 조건을 붙였기 때문입니다. 생수 40개들이, 라면 한 박스. 단위당 값은 싸지만 1인 가구는 그 양을 감당 못 합니다. 되팔이는 그 조건을 대신 짊어지고, 못 짊어지는 사람들에게 잘라서 팝니다. 수고비를 받고요.
담기는 품목이 음료·과자·라면·햇반에 몰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잘라서 다시 포장해도 상하지 않는 것만 이 사업이 됩니다. 냉동식품과 고기는 조건을 나눠 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코스트코의 대용량이 만든 틈 중에서도 유통기한이 긴 쪽에만 되팔이가 붙습니다.
브랜드 운동화를 수십 켤레씩 쓸어 담는 쪽도 결국 같은 장사입니다. 다만 자를 필요가 없습니다. 신발은 한 켤레가 이미 한 단위니까요. 대신 다른 조건이 붙습니다. 팔릴 사람이 정해져 있는 모델이라야 합니다. 쌓아 둬도 임자가 나타나야 하니까요. 그 임자가 누구인지는 뒤에서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둘의 차이는 생각보다 작습니다. 한쪽은 소분이라는 공정이 한 단계 더 붙고, 다른 한쪽은 그게 없을 뿐입니다. 둘 다 코스트코가 붙여 둔 조건을 대신 짊어지고, 조건 없이 되파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둘 다 회사가 일부러 만든 자리에 생겼습니다.
그 "남는 자리"가 정확히 어디인지는 뒤에서 장부를 펴 보겠습니다. 하나가 아니더군요.
여기서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그렇게 싸게 팔면 회사는 뭘로 먹고삽니까.
남기지 않기로 정한 회사
먼저 얼마나 안 남기는지부터 보겠습니다.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숫자입니다.
| 항목 | 금액 |
|---|---|
| 매출액 | 2,699억 1,200만 달러 |
| 상품 원가 | 2,398억 8,600만 달러 |
| 매출총이익률 | 11.12% |
물건 100원어치를 팔면 11원 남깁니다. 그리고 그 11원에서 직원 월급, 임대료, 전기료를 다 내야 합니다.
이게 얼마나 얇은 숫자인지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습니다. 창업자 짐 시네갈이 정한 사내 규칙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 상품은 14%, 자체 브랜드(커클랜드)는 15%를 넘기지 말 것. 이걸 넘겨서 더 벌 수 있는 물건이 있어도 안 올린다는 규칙입니다.
보통 회사에서 "이거 더 받을 수 있는데요"라고 하면 칭찬을 받습니다. 코스트코에서는 그게 규정 위반입니다. 더 받을 수 있는데 안 받는 것을 사규로 만든 회사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11.12%가 나왔습니다. 상한선을 만들어 놓고 그 아래에서 논 겁니다.
그럼 이익은 어디서 나옵니까
같은 해 손익을 끝까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 금액 | |
|---|---|
| 매출총이익 | 300억 2,600만 달러 |
| 판매관리비 | −249억 6,600만 달러 |
| 상품 장사로 남긴 돈 | 50억 6,000만 달러 |
| 연회비 수입 | +53억 2,300만 달러 |
| 영업이익 | 103억 8,300만 달러 |
보이시는지요. 물건을 팔아 남긴 50억 6,000만 달러보다, 회비로 받은 53억 2,300만 달러가 더 큽니다.
영업이익의 51.3%가 회비입니다. 상품은 나머지 절반을 채웁니다.
이 표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회사의 업종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코스트코는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물건을 싸게 살 권리를 파는 회사였습니다. 창고는 그 권리를 쓰는 장소고요.
비유하자면 놀이공원입니다. 입장료를 받고 들여보낸 다음, 안에서는 원가에 가깝게 팝니다. 매점에서 크게 남기는 놀이공원과 정반대인데, 돈 버는 자리가 입구라는 건 똑같습니다.
그래서 파는 방법이 전부 뒤집힙니다
이익이 회비에서 나오면 회사가 잘해야 하는 일이 바뀝니다.
보통 마트는 "오늘 얼마 팔았나"를 봅니다. 코스트코는 "이 사람이 내년에도 회비를 낼까"를 봅니다. 목표가 다르니 매장의 모든 결정이 달라집니다.
하나. 물건 가짓수를 줄입니다. 코스트코 한 점포의 품목은 4,000개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 대형마트는 몇만 개를 갖춥니다. 보통은 선택지가 많은 게 서비스인데, 여기서는 반대입니다. 가짓수를 줄여야 한 품목당 주문량이 커지고, 주문량이 커야 납품가를 깎을 수 있습니다. 손님의 선택권을 줄여서 손님의 가격을 낮춘 겁니다. 라면 코너에서 열 종류를 못 고르는 대신, 그 한 종류를 남보다 싸게 삽니다.
둘. 광고를 거의 안 합니다. 광고비는 판매관리비에 들어가고, 판매관리비는 위 표에서 그 얇은 11%를 갉아먹는 항목입니다. 대신 그 자리를 되팔이와 입소문이 채웁니다. 앞에서 본 그 주차장 풍경이 광고비 항목을 대신하고 있는 셈입니다.
셋. 매장을 안 꾸밉니다. 콘크리트 바닥에 철제 선반, 물건은 파렛트째. 인테리어를 안 한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돈을 안 씁니다"를 눈으로 보여 주는 거죠. 그 절약이 가격표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파는 겁니다.
넷. 값을 안 올립니다. 미국 매장의 핫도그 세트가 40년 넘게 1달러 50센트인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원가로 보면 진작에 올렸어야 하는 물건인데 그대로 둡니다. 왜냐하면 그 1달러 50센트는 음식이 아니라 "이 회사는 값을 안 올린다"는 문장의 전시물이기 때문입니다. 회비를 갱신할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 머릿속에 들어가야 하는 문장이요.
이 구조가 작동하는지 알려 주는 숫자 하나
회비 사업이 잘되고 있는지는 매출로 안 봅니다. 갱신율로 봅니다.
- 미국·캐나다 92.3%
- 전 세계 89.8%
- 유료 회원 8,100만 세대 (전년 7,620만 → 480만 증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열 명 중 아홉 명이 이듬해에도 회비를 냅니다. 어지간한 구독 서비스가 부러워할 숫자입니다.
그리고 8,100만 세대로 회비 수입을 나누면 세대당 약 65.7달러가 나옵니다. 기본 회원권 값과 거의 같습니다. 회비 수입이 어디서 오는지가 이 나눗셈 하나에 다 들어 있습니다. 특별한 사람 몇 명이 아니라, 평범한 8,100만 세대가 1년에 한 번씩 내는 6만~7만 원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벌고 있나
한국 법인 숫자도 같은 회계연도로 맞춰 보겠습니다.
| 코스트코코리아 (2024.9~2025.8) | 금액 |
|---|---|
| 매출액 | 7조 3,220억 원 |
| 영업이익 | 2,545억 원 |
| 당기순이익 | 2,062억 원 |
| 영업이익률 | 3.5% |
7조를 팔아서 2,545억을 남겼습니다. 영업이익률 3.5%.
⑫편에서 본 편의점 본사들과 비교해도 얇은 축입니다. 물건을 많이 파는 회사지 많이 남기는 회사가 아니라는 게 한국 숫자에서도 그대로 나옵니다.
한국 연회비는 이렇습니다.
| 멤버십 | 연회비 |
|---|---|
| 골드스타(개인) | 43,000원 |
| 비즈니스 | 38,000원 |
| 이그제큐티브 | 86,000원 |
표를 보시면 이상한 게 하나 있습니다.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가입되는 비즈니스 회원권이, 아무나 가입하는 골드스타보다 5,000원 쌉니다. 보통은 조건이 붙으면 값이 올라가는데 여기선 반대입니다. 왜 그런지는 뒤의 장부에서 다시 나옵니다.
이그제큐티브는 연회비가 두 배인 대신 구매액의 2%를 리워드로 돌려줍니다(연 120만 원 한도, 연회비·주류·골드바·푸드코트 등 제외).
여기서 산수를 한번 해 보시면 좋습니다. 골드스타와의 차액이 43,000원이니, 2%로 그 차액을 되찾으려면 1년에 215만 원을 써야 합니다. 월 18만 원꼴입니다. 그보다 적게 쓰신다면 이그제큐티브는 손해입니다.
이 계산을 안 해 보고 "이왕이면 좋은 걸로" 하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분들이 제일 고마운 회원이고요 ^^;
그리고 이 숫자는 좀 불편합니다
같은 해 한국 법인이 미국 본사로 보낸 배당 예정액이 2,500억 원입니다. 당기순이익 2,062억 원의 121%입니다. 그해 번 것보다 많이 보냈다는 뜻입니다. 같은 해 기부금은 13억 9,980만 원, 순이익의 0.68%였습니다.
배당은 적법한 주주 권리이고, 이익잉여금에서 나가니 순이익을 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에서 7조를 팔면서 남긴 몫이 어디로 가는지는 이 브랜드를 볼 때 같이 보셔야 할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싸게 사는 즐거움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⑫편과 나란히 놓으면
지난 편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값을 올릴 수 있는 자리와, 올린 값을 가질 수 있는 자리는 다릅니다."
편의점은 값을 올려도 그 이익을 여럿이 나눠 가져서 본사에 남는 게 얇았습니다. 코스트코는 아예 다른 길로 갔습니다. 값을 안 올리기로 하고, 돈 받는 자리를 계산대에서 입구로 옮겼습니다.
이게 오늘 편의 주제인 "파는 방법을 바꿔 이겼다"의 뜻입니다. 더 싸게 만들 방법을 찾은 게 아니라, 어디서 돈을 받을지를 바꾼 것입니다. 물건값은 손님에게 돌려주고, 대신 "여기 올 자격"에 값을 매겼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경쟁자는 다른 마트가 아닙니다. 회비를 갱신할지 말지 고민하는 그 순간이 경쟁자입니다. 갱신율 92.3%는 그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는 성적표고요.
주차장으로 돌아가서 — 되팔이의 장부
여기까지 쓰고 나니 처음의 그 카트가 다르게 보입니다. 되팔이도 손익계산서를 씁니다. 그리고 그 장부를 들여다보면, 남는 자리가 하나가 아닙니다.
하나. 세일, 특히 사라질 물건. 이들이 제일 눈을 크게 뜨는 건 한정 세일과 단종 예정 품목입니다.
잘 나가는 스타벅스 커피가 특별 세일에 들어갔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날 쓸어 담아 쌓아 둡니다. 그리고 세일이 끝난 뒤에 네이버나 쿠팡에 올립니다. 같은 물건인데 살 때와 팔 때의 기준 가격이 다릅니다. 시간을 두고 그 차이를 먹는 겁니다.
여기서도 앞의 규칙이 그대로 작동합니다. 커피가 이 장사에 맞는 이유는 브랜드 수요가 안정적이라서만이 아니라 몇 달을 쌓아 둬도 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일을 기다리는 장사는 보관이 되는 물건에서만 성립합니다. 단종 예정이면 값이 더 벌어집니다. 나중엔 코스트코에 가도 없으니까요.
운동화도 똑같습니다. 이름이 알려진 모델이 세일에 들어가면 그때 왕창 담습니다. 신발은 상할 일이 없으니 쌓아 두는 것이 곧 재고가 아니라 재료가 됩니다. 세일이 끝나 정가로 돌아온 뒤에 온라인에 올리면, 그 차이가 그대로 마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게 하나 있습니다. 세일에 들어갔다는 건 잘 안 나간다는 뜻인데, 그걸 왕창 사서 대체 누구한테 판다는 걸까요. 이 질문의 답이 오늘 글에서 제일 뜻밖이었습니다. 조금 뒤에 보겠습니다.
이 두 가지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건이 아니라 「시점」을 사고파는 겁니다. 싸게 파는 날에 사서, 비싸게 파는 날에 내놓습니다. 창고에 넣어 두는 몇 달이 곧 상품인 셈이죠.
둘. 이그제큐티브 2%. 앞에서 산수해 본 그 리워드입니다. 1년에 215만 원을 써야 본전인 조건인데, 되팔이는 그 정도는 한 달에도 씁니다. 일반 회원에겐 애매한 혜택이 이들에겐 매입 단가를 2% 깎아 주는 장치가 됩니다. 다만 이 혜택에는 천장이 있습니다. 그 천장이 언제 문제가 되는지는 뒤에서 보겠습니다.
셋. 그리고 이게 2%보다 큽니다 — 부가세.
영수증 아래쪽을 보면 물건값과 따로 적힌 줄이 하나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10%입니다. 11,000원을 냈다면 그중 1,000원이 그겁니다.
개인이 사면 그 1,000원은 그냥 값입니다. 내고 끝이죠. 그런데 사업자가 사업용으로 사면 그 1,000원의 성격이 바뀝니다. 나중에 자기가 팔면서 걷은 세금에서 빼고 냅니다. 뺄 게 더 많으면 돌려받고요. 매입세액 공제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사업자의 장부에서는 11,000원짜리가 10,000원짜리로 적힙니다.
여기서 숫자를 정확히 해 두겠습니다. 부가세율은 10%가 맞습니다. 공급가액 10,000원에 10%를 붙여 1,000원이니까요. 다만 내가 실제로 치른 11,000원을 놓고 보면 빠지는 몫은 9.1%입니다(1,000 ÷ 11,000). 같은 1,000원인데 무엇을 분모에 놓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아래에서 회원권 리워드와 나란히 놓을 때는 9.1% 쪽을 씁니다. 이그제큐티브 2%도 결제한 금액에 붙는 숫자라, 분모를 맞춰야 비교가 됩니다.
여기서 아까 그 산수가 조금 초라해집니다. 2%를 받겠다고 연회비를 두 배 내고 1년에 215만 원을 채우는 동안, 사업자등록증 한 장은 9.1%를 먼저 깎고 시작합니다. 앞에서 이상하다고 했던 것 — 비즈니스 회원권이 골드스타보다 5,000원 싼 것 — 도 이 맥락에서 보면 이해가 갑니다. 그쪽은 애초에 다른 계산기를 들고 오는 손님이니까요.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고, 적격 증빙(사업자 지출증빙용 현금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을 그때그때 챙겨야 하고, 팔 때는 매출에 붙는 부가세를 신고하고 내야 합니다. 결국 자기가 붙인 값에만 세금을 내는 구조라 제도 자체가 특혜는 아닙니다. 다만 사업자등록 없이 옆에서 똑같이 되파는 사람과 나란히 놓고 보면, 한쪽은 매입 원가가 9.1% 낮은 자리에서 출발합니다. 같은 물건, 같은 판매가, 다른 손익표죠.
넷. 볼륨에서 나오는 것들. 많이 사는 사람에게만 열리는 혜택들이 있습니다. 이그제큐티브 전용 조건까지 겹치면 층이 또 하나 쌓입니다.
다섯 — 이게 핵심입니다. 1년 반품. 코스트코의 반품 규정은 너그럽기로 유명합니다. 사서 가져갔다가 안 팔리면 반품하면 됩니다. 장사하는 사람에게 재고는 목을 조르는 물건인데, 이들에겐 그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코스트코가 재고 위험을 대신 져 주는 구조입니다. 반품 규정은 회원을 안심시키려고 만든 것인데, 그 안심이 되팔이에게는 공짜 보험이 됐습니다.
그럼 누가 삽니까
여기까지는 사는 쪽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파는 쪽을 봐야죠. 저 물건들은 누가 받습니까.
답의 절반은 매장 숫자에 있습니다. 코스트코는 전국에 몇 개 없습니다. 대도시에 몰려 있고, 그마저도 차로 한참 가야 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저야 신호등 하나 건너면 되지만 그건 아주 운이 좋은 경우고요.
그러니까 이 나라에는 회원증은 살 수 있어도 매장에는 못 가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회사가 입구에 문지기를 세웠다고 했는데, 사실 문지기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거리입니다. 그리고 이 문지기는 회사가 세운 게 아니라 지도가 세웠습니다. 되팔이는 그것도 대신 통과해 줍니다. 회원증도 대신, 대용량 조건도 대신, 거리도 대신입니다.
그리고 아까 미뤄 둔 질문 — 세일에 들어간 신발을 대체 누가 사느냐.
이 대목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카트에 수십 켤레씩 담기는 그 신발들은 지금 유행하는 모델이 아닙니다. 한물갔다는 소리를 듣는 브랜드가 꽤 섞여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일에 들어간 거고요.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한물간 게 아닙니다. 40대, 50대. 그 브랜드가 제일 멋있던 시절에 20대, 30대였던 분들입니다. 그때 갖고 싶었는데 못 샀거나, 신어 보고 좋았던 기억이 있는 브랜드죠. 그분들에게 그건 유행 지난 물건이 아니라 그 브랜드입니다. 게다가 그 세대가 지방에 더 두텁게 살고 계시고요.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도심에서 끝물인 물건이, 지방에서는 아직 제철입니다.
앞에서 이 장사를 「시점을 사고파는 것」이라고 했는데, 한 겹이 더 있었습니다. 시점만 옮기는 게 아니라 취향의 시차까지 건넙니다. 한쪽에서 재고가 된 물건을, 여전히 값이 나가는 동네로 옮기는 겁니다. 세일 매대가 곧 매입처가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싸진 이유와 팔리는 이유가 서로 다른 동네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장사는 거리로 먹고삽니다. 손님이 멀리 있어야 성립합니다. 그리고 그 말은 곧, 보내는 일이 장사의 절반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택배비에서 남깁니다
가장 놀란 건 이 대목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품목을 가리지 않습니다. 커피든 햇반이든 운동화든, 배송 건수가 쌓이면 똑같이 적용됩니다.
많이 파는 쪽, 특히 햇반 같은 물건을 대량으로 돌리는 판매자를 보면 제품을 사실상 원가에 팝니다. 어떤 경우엔 제조사 공식몰보다 쌉니다. 물건만 보면 남는 게 없습니다.
그럼 어디서 남기느냐. 택배비입니다.
판매 페이지에 택배비를 3,500~4,000원으로 걸어 둡니다. 그런데 실제로 내는 값은 그보다 낮습니다. 어떤 경우엔 2,000원대까지 내려갑니다. 그 차액 1,000원 남짓이 건당 이익이 됩니다. 하루에 몇십 건, 몇백 건이면 그게 장사가 됩니다.
그럼 그 단가는 어떻게 정해지느냐. 여기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택배비는 하나의 값이 아니라 표입니다. 상자 크기와 무게로 칸이 갈리고, 거기에 물량과 협의 조건이 다시 붙습니다. 같은 건물, 같은 택배사라도 무엇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장사에는 손잡이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규모입니다. 원칙은 단순합니다. 물량을 증명해야 단가가 내려갑니다. 많이 보내는 사람에게 싸게 주는 건 택배사 입장에서도 당연한 일이죠.
그래서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이 칸을 못 채웁니다. 묘한 순환에 걸리거든요. 남으려면 물량이 있어야 하고, 물량이 있으려면 이미 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원칙에 예외가 있습니다. 물량을 만드는 대신 주소를 옮기는 겁니다.
온라인 쇼핑몰에 특화된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중에는 건물 단위로 택배 계약이 맺어져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아무 건물이나 되는 건 아닙니다. 건물에서 이미 택배가 쏟아져 나와야 택배사와 협의라는 게 성립하니까요. 그런 건물은 전체 물량을 통째로 묶어 조건을 정해 두고, 입주자는 들어가는 순간 그 테이블에 앉습니다.
그러니까 앞의 원칙이 사라진 게 아닙니다. 물량을 증명하는 주체가 나에서 건물로 바뀐 것뿐입니다. 혼자였다면 몇 년이 걸렸을 조건을, 입주라는 방법으로 건너뜁니다. 앞의 순환이 여기서 끊깁니다. 내 물량이 없어도 건물의 물량을 쓰는 겁니다.
그러니까 창고를 얻는 건 물건 놓을 자리를 구하는 일만이 아닙니다. 택배 단가를 사는 일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같은 모양이 한 번 더 나옵니다. 눈치채셨는지요. 자릿값을 내고, 싸게 살 권리를 받습니다.
다른 하나는 규격입니다. 그리고 이게 앞의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소분을 다시 보겠습니다. 저는 소분을 양을 잘라 파는 공정으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자르면 상자도 작아집니다. 40개들이를 통째로 보내면 큰 칸이지만, 여섯 개씩 나눠 담으면 더 싼 칸으로 내려갑니다. 손님에게 받는 택배비는 그대로 걸어 둔 채로요.
그러니까 소분은 두 번 남깁니다. 한 번은 남이 못 지는 조건을 대신 져 준 수고비로, 또 한 번은 상자를 작게 만들어서요. 앞에서 두 종류의 되팔이를 보며 "한쪽은 소분이라는 공정이 한 단계 더 붙는다"고 했는데, 그 한 단계가 왜 붙는지가 여기서 설명이 됩니다. 자르는 김에 배송 원가까지 자르고 있었던 겁니다.
이 문장을 한 번 더 읽어 주십시오.
물건은 원가에 팔고, 이익은 배송에서 받는다.
어디서 본 구조 아닙니까. 물건은 원가에 팔고, 이익은 회비에서 받는다 — 이 글 전체가 그 이야기였습니다.
되팔이는 코스트코를 복제한 겁니다. 배운 것도 아니고 따라 한 것도 아닐 텐데, 같은 답에 도달했습니다. 원가 근처에서 파는 사업을 하려면 돈 받는 자리를 상품 밖으로 옮겨야 한다는 답이요. 코스트코는 그 자리를 입구에 놓았고, 되팔이는 출구에 놓았습니다.
그리고 한 겹이 더 있습니다. 되팔이는 자기도 회원입니다. 코스트코에 연회비를 내고 물건을 싸게 사고, 건물에 자릿값을 내고 배송을 싸게 삽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기가 택배비를 받는 쪽에 섭니다. 회비를 두 번 내고 한 번 받는 자리에 서 있는 셈이죠.
그래서 이게 얼마짜리 사업이 되느냐
앞에서 미리 말씀드린 연 매출 50억 원대. 이제 그 숫자를 이 장부에 올려놓으면 몇 가지가 뒤집힙니다.
첫째, 회원권 혜택이 제일 먼저 사라집니다. 이그제큐티브 2%에 천장이 있다고 했죠. 연 120만 원이 한도입니다. 2%로 120만 원을 채우려면 6,000만 원어치를 사면 됩니다. 거기서 끝입니다. 연 50억을 돌리는 사람에게 이 혜택은 매입액의 0.03%도 안 됩니다.
앞에서 저는 이 2%를 "되팔이의 매입 단가를 깎아 주는 장치"라고 적었습니다. 정확히는 작을 때만 그렇습니다. 커지면 천장을 치고 멈춥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설계입니다. 그 리워드는 소매 손님을 붙잡으려고 만든 것이지 도매상을 키우려고 만든 게 아니니까요. 한도 120만 원이 그 선을 긋고 있습니다.
물론 그 선을 그냥 두고 보지는 않습니다. 회원권이 여러 개면 한도도 여러 개가 됩니다. 가족 명의로 늘리는 식이죠. 천장이 하나면 넘을 수 없지만, 천장을 여러 장 사면 됩니다. 그래서 코스트코 가입 안내에는 「세대 및 사업장 당 1회만 가입 가능」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그 한 줄이 왜 거기 있는지, 이제 짐작이 가실 겁니다.
그래도 곱셈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50억어치를 전부 2%로 받으려면 리워드만 1억 원인데, 그러려면 회원권이 여든 장 넘게 필요합니다. 천장은 우회되지만 완전히 걷히지는 않습니다.
둘째, 그래서 천장 없는 항목만 남습니다. 부가세 공제는 매입에 비례해 계속 커지고, 택배비 차액은 건수에 비례해 계속 커지고, 세일 타이밍은 자금과 창고가 클수록 크게 먹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코스트코가 준 혜택의 몫은 줄고, 자기가 설계한 구조의 몫이 늘어납니다.
셋째, 그래서 건물부터 얻습니다. 창고가 물건 놓는 자리이면서 택배 단가를 사는 자리라는 게 여기서 다시 걸립니다. 세일은 언제 올지 모르고 올 때 한 번에 담아야 하니, 창고는 재고를 넣는 곳이 아니라 기회를 받을 준비입니다. 그리고 그 주소가 배송 원가를 정합니다.
그리고 의외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대목이 제일 뜻밖이었습니다. 얼핏 보면 세일 눈치나 보는 불안한 장사 같은데, 손익 구조가 꽤 탄탄합니다.
이유는 이 글에 이미 다 나와 있습니다. 흔들리는 항목이 처음부터 0에 가깝게 눌려 있기 때문입니다.
물건 마진은 경쟁자가 붙으면 깎이고 유행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그런데 이들은 애초에 물건에서 안 남깁니다. 깎일 게 없으면 깎여도 타격이 없습니다. 대신 남는 자리는 이런 것들입니다.
- 택배비 차액 — 건당 얼마로 고정입니다. 물건값이 오르든 내리든 그대로입니다.
- 부가세 공제 — 매입에 비례합니다. 제도가 정한 값이라 경쟁자가 건드릴 수 없습니다.
- 1년 반품 — 안 팔리면 물립니다. 재고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장사하는 사람을 잡는 건 보통 재고와 가격 경쟁입니다. 이 구조는 그 둘을 빼놓고 시작합니다. 그러고 나면 남는 변수는 건수뿐이고, 건수는 임대료라는 고정비만 넘기면 그 뒤로는 계속 쌓입니다. 손익분기가 아주 선명한 장사죠.
어디서 본 성질 아닙니까. 코스트코의 회비가 정확히 그렇습니다. 상품 마진은 경기와 경쟁에 흔들리지만, 회비는 1년에 한 번 정해진 값으로 들어옵니다. 갱신율 92.3%면 내년 회비 수입이 거의 계산됩니다.
그러니까 "돈 받는 자리를 상품 밖으로 옮긴다"의 진짜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밖으로 옮긴 자리가 덜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싸게 파는 게 착해서가 아니라, 흔들리는 이익을 흔들리지 않는 이익으로 바꾼 것입니다.
코스트코는 2,699억 달러를 팔아 상품으로 50억 달러를 남겼습니다. 매출의 1.9%입니다. 나머지는 회비가 채웠고요. 주차장에서 카트를 미는 저분도 같은 모양의 손익표를 씁니다. 규모만 다릅니다.
그래서 문지기만 세웁니다
회사는 이 틈을 어떻게 할까요. 없애지 않습니다. 입구에 문지기를 세울 뿐입니다. 회원증을 확인하는 그 절차가 문지기입니다.
틈을 없애려면 값을 올리면 됩니다. 그런데 값을 올리는 순간 회비를 받을 명분이 사라집니다. 싸게 살 권리를 파는 회사가 싸지 않으면 팔 물건이 없어지니까요. 그 틈이 곧 상품이라, 회사는 틈을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싸게 파는 것이 손해가 아니라 상품이 되는 구조. 되팔이는 그 구조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회사가 별로 반기지 않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다음에 그 카트를 보시면 두 가지는 확실합니다. 저 사람이 계산한 가격표는 바깥보다 싸고, 저 사람도 물건에서는 안 남깁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그 카트가 연 50억짜리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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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측 출처: 코스트코 홀세일(COST) 2025 회계연도 실적 발표 및 Form 10-K(2025년 8월 31일 종료) — 매출 2,699억 1,200만 달러, 상품원가 2,398억 8,600만 달러, 매출총이익 300억 2,600만 달러, 판매관리비 249억 6,600만 달러, 연회비 수입 53억 2,300만 달러, 영업이익 103억 8,300만 달러, 순이익 80억 9,900만 달러, 매출총이익률 11.12%, 미국·캐나다 갱신율 92.3%, 전 세계 89.8%, 유료 회원 8,100만 세대. 한국 연회비는 코스트코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기준. 코스트코코리아 실적(2024년 9월~2025년 8월 매출 7조 3,220억 원, 영업이익 2,545억 원, 순이익 2,062억 원, 배당 예정액 2,500억 원, 기부금 13억 9,980만 원)은 언론 보도 인용입니다. 마진율 상한 14%·15% 규칙과 점포당 품목 수, 핫도그 가격은 회사 공시가 아닌 널리 알려진 내용으로, 회사가 공식 확인한 수치가 아닙니다.*
*되팔이의 매입·판매 방식, 연 매출 규모, 택배비 구조(판매가에 3,500~4,000원 책정, 실제 단가 2,000원대, 건물 단위 계약)에 관한 서술은 매장과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서 직접 보고 들은 현장 관찰과 전해 들은 이야기이며, 코스트코나 특정 판매자·건물이 확인해 준 내용이 아니고 통계로 집계된 수치도 아닙니다. 택배 단가는 상자 규격과 무게, 물량, 개별 협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며, 건물 단위 계약의 유무와 조건도 건물마다 다릅니다. 반품 규정은 시점과 품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이용 전 매장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특정 사업 방식을 권유하거나 수익을 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에 관한 설명은 일반적인 제도 안내입니다. 사업과의 관련성, 과세 유형, 품목(면세 품목은 해당 없음), 적격 증빙 수취 여부에 따라 적용이 달라지므로 실제 적용은 국세청 안내나 세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기업 공시 자료에 근거한 정보 제공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