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100 ETF 비교 — 총보수로 고르면 꼴찌를 삽니다, TIGER·KODEX·ACE 실부담비용 26배 차이 (금융상품 완전정복 ③)
지난
②편 끝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다음 편은 나스닥100 ETF 3파전입니다. TIGER·KODEX·ACE,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 안에 뭐가 다른지 뜯어 봅니다."
그 약속대로 뜯어봤는데, 시작하자마자 제가 쓴 예고가 틀렸다는 걸 알았습니다. 3파전이 아니었습니다. 그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먼저 총보수를 나란히 놓아 보면
세 상품의 총보수입니다. 2026년 9월 공시 기준입니다.
| 상품 | 종목코드 | 총보수(연) |
|---|---|---|
| TIGER 미국나스닥100 | 133690 | 0.0068% |
| KODEX 미국나스닥100 | 379810 | 0.0062% |
| ACE 미국나스닥100 | 367380 | 0.0062% |
보시다시피 구분이 안 됩니다. 소수점 넷째 자리에서 갈립니다.
숫자에 감을 붙여 보겠습니다. 1억 원을 1년 맡기면 총보수로 나가는 돈이 6,200원에서 6,800원입니다. 커피 두 잔 값입니다. 1억을 1년 굴려 주고 6,200원을 받는 회사가 있다니, 이게 사실이면 운용사는 자선단체입니다.
②편에서 KODEX 미국S&P500의 총보수 0.0099%를 보고 똑같은 의심을 했습니다. 그때 답이 이번에도 그대로 나옵니다. 저 숫자는 청구서 전체가 아닙니다.
진짜 청구서는 「실부담비용」입니다
ETF에서 투자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돈은 세 덩어리입니다.
- 총보수 — 운용·판매·수탁·사무 보수. 광고에 찍히는 숫자가 이겁니다.
- 기타비용 — 지수 사용료, 회계·법률 비용, 해외 보관비 등 실제로 쓴 돈
- 매매중개수수료 — 펀드가 안에서 주식을 사고팔 때 낸 수수료
이 셋을 합친 것이 실부담비용입니다. 항공권을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검색창에 뜨는 값과 결제창에서 유류할증료·공항세까지 붙은 값이 다르죠. 총보수는 검색창 값이고, 실부담비용은 결제창 값입니다.
원룸 월세와 관리비 관계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월세를 0원으로 내걸고 관리비를 받는 집이라고 하면 좀 심한 비유일까요. 숫자를 보시면 심하지 않습니다.
| 상품 | 총보수 | 실부담비용 | 배수 |
|---|---|---|---|
| TIGER 미국나스닥100 | 0.0068% | 0.136% | 20배 |
| ACE 미국나스닥100 | 0.0062% | 0.138% | 22배 |
| KODEX 미국나스닥100 | 0.0062% | 0.160% | 26배 |
광고에 찍힌 숫자의 20배에서 26배를 실제로 냅니다.
그리고 순위가 바뀝니다. 총보수만 보면 KODEX와 ACE가 공동 1등(0.0062%)이고 TIGER가 꼴찌(0.0068%)입니다. 실부담으로 줄을 세우면 TIGER가 1등이고 KODEX가 꼴찌가 됩니다. 광고 문구를 보고 고른 사람은 정확히 반대로 고른 셈입니다.
그런데 3파전이 아니었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전체 목록을 보다가 멈췄습니다. 국내 상장 나스닥100 ETF 15개를 실부담비용으로 줄 세우면 1등이 이겁니다.
| 순위 | 상품 | 실부담비용 |
|---|---|---|
| 1 | RISE 미국나스닥100 | 0.125% |
| 2 | TIGER 미국나스닥100 | 0.136% |
| 3 | ACE 미국나스닥100 | 0.138% |
| 4 | KODEX 미국나스닥100 | 0.160% |
제가
②편에서 "3파전"이라고 쓴 근거는 순자산 규모였습니다. TIGER 11조, KODEX 9조, ACE 3.4조로 덩치가 크니 자연스럽게 셋을 묶었습니다.
그런데 투자자가 내는 돈으로 줄을 세우니 그 셋 밖에 있던 상품이 1등이었습니다. 덩치와 비용은 다른 이야기였는데, 제가 예고를 쓸 때는 그 둘을 같은 줄로 생각했습니다. 예고를 미리 써 놓으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ㅠㅠ
그러면 제일 싼 걸 사면 됩니까
여기서 한 번 더 뒤집힙니다. 같은 기간 1년 수익률을 보겠습니다.
| 상품 | 실부담비용 | 1년 수익률 |
|---|---|---|
| TIGER | 0.136% | +18.4% |
| ACE | 0.138% | +18.3% |
| KODEX | 0.160% (가장 비쌈) | +18.8% (가장 높음) |
제일 비싼 상품이 제일 잘했습니다.
비용이 성과를 갉아먹는 건 맞습니다. 다만 그 크기를 봐야 합니다. TIGER와 KODEX의 실부담 차이는 0.024%p입니다. 1억 원 기준으로 1년에 2만 4천 원입니다.
같은 기간 수익률 차이는 0.4%p, 1억 기준 40만 원이었습니다. 비용 차이의 16배입니다. 이 차이는 지수 추적 방식, 그날그날의 환율, 매수·매도 호가 간격 같은 데서 생깁니다. 비용은 확실하게 나가는 돈이고, 저 40만 원은 다음 해에 반대로 뒤집힐 수도 있는 돈입니다. 그래서 비용을 보는 게 맞습니다. 다만 비용만 보고 고르면 큰 쪽을 놓칩니다.
주유소 기름값 10원 싼 곳을 찾아 5km를 더 달리는 일과 비슷합니다. 10원 아끼는 건 확실하고 기름 더 쓰는 것도 확실한데, 그 둘을 비교 안 하고 10원만 보는 것이죠.
그럼 뭐가 다릅니까 — 진짜 차이 네 가지
하나. 덩치와 나이.
| 상품 | 순자산 | 상장일 |
|---|---|---|
| TIGER | 11조 3,691억 | 2010.10.18 |
| KODEX | 9조 169억 | 2021.04.09 |
| ACE | 3조 3,797억 | 2020.10.29 |
TIGER는 2010년 상장으로 열여섯 해째입니다. 나머지 둘보다 열 살 많습니다. 덩치가 크고 거래가 많다는 건 사고팔 때 호가 간격이 좁다는 뜻이고, 이건 위에서 본 0.024%p보다 체감이 큰 항목입니다. 특히 한 번에 큰 금액을 넣고 뺄 때 그렇습니다.
둘. 셋 다 환노출입니다. 세 상품 모두 환헤지를 하지 않습니다. 이 상품을 사는 순간 나스닥100과 달러를 동시에 사는 것입니다.
②편에서 길게 말씀드린 그대로고, 여기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원화가 강해지면 지수가 올라도 내 계좌는 덜 오릅니다.
셋. 분배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세 상품 모두 1월·4월·7월 연 3회 분배합니다. 그런데 KODEX는 원래 이름이 "KODEX 미국나스닥100TR"이었습니다. TR은 배당을 안 주고 안에서 재투자하는 방식입니다.
2025년 1월, 삼성자산운용이 이 상품을 분배형으로 바꿨습니다. 기획재정부가 TR형 해외 ETF도 이자·배당 소득을 매년 1회 이상 결산·분배하도록 세법을 고쳤기 때문입니다(2025년 7월 1일 시행). 운용사는 시행 전에 미리 전환했습니다.
"세금 때문에 상품 구조가 바뀐다"는 게 이 대목의 교훈입니다. 상품을 고를 때 세법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고,
②편에서 "답은 상품이 아니라 계좌"라고 적었던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넷. 이름이 안 바뀐 곳도 있습니다. 증권사 앱에 아직 "TR"이 붙은 채로 보이거나, 비교 사이트마다 총보수가 0.12%로 뜨기도 합니다. 오늘 글을 쓰면서도 한 사이트는 KODEX 총보수를 0.12%로, 운용사 자료는 0.0062%로 적고 있었습니다. 숫자가 갈리면 운용사 공시가 맞습니다.
정리
- 총보수로 고르지 마십시오. 셋 다 0.006%대로 사실상 같고, 그 숫자는 청구서의 일부입니다.
- 실부담비용으로 보십시오. 0.136% / 0.138% / 0.160%이고, 총보수와 순위가 다릅니다.
- 다만 그 차이는 1억에 2만 원대입니다. 이것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 덩치와 거래량, 환노출, 분배 방식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큰 금액일수록 호가 간격이 비용보다 큽니다.
- 비교 사이트 숫자는 운용사 공시로 한 번 더 확인하십시오. 오늘 실제로 갈렸습니다.
②편 마지막에 "남는 일은 하나뿐, 안 파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오늘 편은 그 앞 단계입니다. 안 팔고 오래 들고 갈 물건이라면, 매년 조용히 새어 나가는 구멍부터 정확히 알고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0.024%p는 1년엔 커피 몇 잔이지만 20년이면 얘기가 달라지니까요.
※ 본 글은 운용사 공시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총보수·순자산·상장일·분배 주기는 2026년 9월 10~11일 기준 각 운용사 및 ETF 정보 사이트 공시이며, 실부담비용은 ETF 비용 집계 사이트의 2026년 9월 11일자 수치로 운용사 공시 시점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년 수익률은 2026년 9월 11일 기준입니다. TR형 해외 ETF 분배 의무화는 2025년 1월 보도 및 2025년 7월 1일 시행 기준이며, 세법과 과세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