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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보조지표 완전정복 ⑬ CCI 지표 보는 법과 설정값 — 집에서 얼마나 멀리 나왔나 재는 자, 30년 주식쟁이의 강의노트 [보조지표 시리즈]

2026-09-05 · 상한가클럽

지난 편 마지막에 "다음은 CCI"라고 예고했는데, 검색창에 'cci 지표'를 쳐보니 뒤에 붙는 말이 '설정값', '보는 법', '공식' 순이더군요. 사람들이 이 지표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그 순서에 다 들어 있습니다. 숫자부터 맞추려 들고, 그다음에 보는 법을 찾고, 공식은 맨 나중입니다.

저는 순서를 거꾸로 가겠습니다. 이 자가 무엇을 재는 물건인지부터요. 그걸 알면 설정값 고민이 절반은 사라집니다.

이름이 원자재인 이유

CCI는 Commodity Channel Index입니다. 1980년에 도널드 램버트라는 사람이 만들었는데, 원래는 주식이 아니라 원자재, 그러니까 밀이나 구리처럼 계절 따라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물건을 위해 만든 자입니다. 이름에 원자재(Commodity)가 붙은 이유입니다. 나중에 사람들이 주식에도 갖다 쓰기 시작했고, 지금은 HTS 보조지표 목록 어디에나 있습니다.

계산은 이렇습니다. 그날 고가·저가·종가를 더해 셋으로 나눈 값(대표가격)을 구하고, 최근 20일 평균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잰 다음, 그 거리를 최근 20일 동안 평균적으로 벗어났던 폭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0.015라는 이상한 숫자로 한 번 더 나눕니다.

이 0.015가 핵심입니다. 램버트가 이 숫자를 고른 이유는 딱 하나, 값의 70~80%가 −100과 +100 사이에 들어오게 하려고요. 그러니까 +100은 "최근 한 달 기준으로 평소보다 꽤 멀리 위로 나온 상태", −100은 그 반대입니다. 200이면 평소의 두 배 멀리 나온 겁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CCI는 방향을 말하는 지표가 아니라, 집에서 얼마나 멀리 나왔는지 재는 자입니다. 20일 평균이 집이고, CCI가 그 집에서 몇 정거장 떨어졌는지를 알려줍니다.

indicator13_cci_sketch.png

책에 나오는 사용법, 그리고 그 사용법이 빠뜨린 것

책에서는 이 자를 신호로 바꿔 씁니다. −100 밑에서 위로 올라오면 과매도 탈출이니 사라, +100 위로 올라가면 추세가 시작됐으니 사라, +100 아래로 내려오면 과열이 끝났으니 팔아라.

세 문장 모두 "돌아오기 시작한 순간"이나 "나가기 시작한 순간"을 잡으려는 겁니다. 그런데 자는 순간을 잡는 물건이 아닙니다. 자는 거리를 재는 물건입니다. 멀리 나간 사람이 결국 돌아온다는 건 맞지만, 돌아오는 척하다 다시 나가는 사람이 절반이라는 것도 맞습니다. 자에게 "지금 돌아오는 거 맞아?"라고 물으면 자는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자가 아는 건 "지금 집에서 두 정거장"뿐입니다.

반면 "너무 멀리 나갔다"는 사실 자체는 쓸모가 있습니다. −200 밑이면 20일 평균에서 평소의 두 배 넘게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 자리는 방향을 맞혀서가 아니라, 이미 너무 많이 빠져서 더 빠질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자리입니다. 반대로 +200은 너무 멀리 나가서 돌아올 길이 긴 자리고요. 특히 폭락장에서 그렇습니다. 폭락장에서 +200 넘게 튄 종목은 추세의 시작이 아니라 반등의 마지막 날인 경우가 많고, −200 밑까지 밀린 종목은 그 뒤로는 의외로 덜 흔들립니다.

그래서 이 지표의 쓸모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살 종목을 찍어주는 게 아니라, 피할 자리와 들여다볼 자리를 알려준다.

실전 — 이 지표의 두 얼굴

횡보장·폭락장에서는 자로서 쓸 만합니다. 옆으로 기어가는 장에서 +100 넘게 튄 종목은 곧 집으로 돌아오고, −100 밑으로 밀린 종목은 곧 올라옵니다. 램버트가 원자재의 계절 순환을 보려고 만든 자니까, 순환하는 장에서 제 역할을 합니다.
⑨편 엔벨로프가 고무줄이었다면 CCI는 그 고무줄을 숫자로 읽어주는 눈금입니다.

추세장에서는 자를 잘못 읽기 쉽습니다. 한 방향으로 길게 가는 장에서는 +100 위에 몇 주씩 머무는 종목이 나옵니다. 그때 "과열이니 팔자"고 읽으면 제일 잘 가는 종목을 제일 먼저 내리게 됩니다. 집에서 멀리 나간 게 아니라 이사를 간 겁니다. 이사 간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같은 자인데 장에 따라 읽는 법이 뒤집히니, 사용법은 하나로 수렴합니다. 지금 순환하는 장인지 이사 가는 장인지를 먼저 정하고, 그다음에 CCI를 보십시오. 그 판정은
⑫편의 ADX 같은 눈금이 도와줍니다.

설정값 이야기

기본은 20일이고, 램버트 본인은 관찰하려는 주기의 3분의 1을 쓰라고 했습니다. 60일 주기를 보려면 20, 30일 주기면 10.

그런데 설정값을 바꿔서 달라지는 건 신호의 개수이지 정확도가 아닙니다. 기간을 짧게 잡으면 −100, +100을 넘나드는 일이 잦아져 신호가 늘고, 길게 잡으면 신호가 줄어듭니다. 신호가 늘어난다고 맞는 신호가 늘어나는 게 아닙니다. 소수점 설정값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잘 맞는 숫자를 찾는 시간은, 과거 차트에 자를 맞추는 시간입니다. 미래 차트는 그 자에 맞춰주지 않습니다.

기본값 20으로 두고, 대신 위에서 말한 "지금 어떤 장인가"에 시간을 쓰시는 편이 남는 장사입니다.

계좌를 부수는 장면

두 장면이 있고, 서로 반대 방향인데 원인은 하나입니다.

하나. 폭락장에서 +100 돌파를 "추세 진입"으로 읽고 사는 것. 폭락장의 +100은 추세가 아니라 데드캣 바운스의 꼭대기일 때가 많습니다. 멀리 나갔다는 자를 출발 신호로 읽은 값을 치릅니다.

둘. 추세장에서 +100 아래로 떨어졌다고 "과열 끝"으로 읽고 파는 것. 강한 종목이 잠깐 숨 고르는 걸 과열 종료로 읽고 내립니다. 그 종목은 며칠 뒤 다시 +100 위로 올라가고, 판 사람은 더 비싸게 다시 사거나 구경만 합니다.

두 장면 다, 자를 신호로 착각한 겁니다. 거리를 재는 물건에게 타이밍을 물은 겁니다.

다른 참모들과의 궁합

강의노트의 마지막 줄

이 지표를 오래 쓰면서 배운 건, 자에게 예언을 시키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자는 정직합니다. 지금 집에서 몇 정거장인지는 틀림없이 알려줍니다. 다만 언제 집에 돌아올지는 자도 모릅니다.

노트에는 이렇게 적어뒀습니다.

"멀리 갔다는 건 알려주지만, 돌아오는 날은 알려주지 않는다."

지표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닙니다. 책이 지표에게 시키지 않은 일을 시킨 겁니다. 다음 편은 ⑭ 윌리엄스 %R입니다. 스토캐스틱의 사촌인데, 왜 사촌이 따로 필요한지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 본 글은 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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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쳐이사 · 1997년부터 시장에 있습니다. 팍스넷·씽크풀 시절부터 같은 이름으로 썼고, 지금은 전 종목 자동 스캔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 그 데이터로 씁니다. 운영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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