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모픽 관련주 총정리 — 진짜 계약서가 있는 회사는 어디인가 (차세대 컴퓨팅 ⑥ 관련주편)
앞 편에서 뉴로모픽이라는 기술의 시간표를 그렸습니다. 이번엔 그 위에 한국 종목을 올릴 차례인데, 시작하기 전에 이 동네의 특성부터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전 세계 뉴로모픽 시장의 현재 크기는 좁게 잡으면 연 3천만 달러가 안 됩니다. 그런데 검색창에 '뉴로모픽 관련주'를 치면 종목이 열 개씩 쏟아집니다. 시장은 400억 원인데 테마는 4조 원어치 도는 셈이지요. 그래서 이번 편의 기준은 하나입니다. 보도자료와 공시로 확인되는 실체가 있는가. 저희가 근거를 확인한 종목만, 실체의 등급을 나눠 정리합니다.
A급 — 계약서·과제가 실제로 확인되는 곳
에이직랜드 (코스닥) — 국내에서 가장 직접적인 뉴로모픽 연결고리를 가진 회사입니다. 세계 유일의 뉴로모픽 상장사인 호주 브레인칩의 2세대 프로세서 설계 프로젝트를 올해 초 수주했고, 몇 달 뒤 브레인칩의 아키다 IP 라이선스 계약까지 추가로 맺었습니다. 계약이 한 건이면 이벤트지만 두 건이면 관계입니다. 본업은 TSMC 공식 디자인하우스(국내 유일 VCA)라 뉴로모픽이 아니어도 설 자리가 있는 회사입니다. 주의점: 계약 금액은 비공개이고, 발주처인 브레인칩 자체가 연매출 190만 달러의 초기 기업입니다. 단기 실적 기여를 기대할 계약은 아닙니다.
자람테크놀로지 (코스닥) — 국책과제(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로 SNN 기반 뉴로모픽 프로세서를 개발 중이며, 내년 하반기 샘플칩이 목표입니다. 주의점이 명확한 종목입니다. 첫째, 본업이자 실적의 핵심은 통신칩(XGSPON)이지 뉴로모픽이 아닙니다. 둘째, 뉴로모픽 매출은 현재 0원입니다. 셋째, 재작년 "세계 최초 개발" 보도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간 전력이 있는, 뉴스에 민감한 종목입니다. 계약서가 아니라 과제 단계라는 점에서 에이직랜드와 급이 다릅니다.
네패스 (코스닥) — 국내 뉴로모픽의 원조 격입니다. 2017년에 이미 미국 기술을 라이선스해 인공뉴런 576개짜리 칩을 생산·판매했습니다. 다만 그 근거가 8년 전 것이고, 지금 회사를 먹여 살리는 건 첨단 패키징입니다. '원조 테마주'로 재조명될 수는 있어도 현재의 사업 동력은 아니라는 점을 같이 보셔야 합니다.
B급 — 인접 생태계 (뉴로모픽 직결은 아님)
| 종목 | 연결고리 | 주의점 |
|---|---|---|
| 오픈엣지테크놀로지 | 과거 뉴로모픽 IP 국책과제 수행, 현재는 NPU·메모리 IP | 본업은 온디바이스 NPU IP, 적자 지속 구조 |
| 아이텍 | 국산 AI칩(딥엑스)의 테스트하우스 선정 | 뉴로모픽 아닌 NPU 생태계, 계약 규모 미공개 |
| 네패스아크 | 네패스 자회사, 뉴로모픽 칩 테스트 개발 이력 | 간접 노출 |
| 칩스앤미디어 | 영상 IP 강자의 NPU IP 신사업 | 2년여간 NPU 고객 1곳 — 기대 선반영 주의 |
| 삼성전자·SK하이닉스 | PIM 실체는 국내 최강(표준화·가속카드) | 전사 매출에서 비중 사실상 0 — 관련주로서의 탄력 없음 |
C급 — 지분 보유형 (실적 무관, 이벤트성 수급)
국산 AI칩 3사 —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딥엑스 — 는 전부 비상장입니다. 직접 살 방법이 없고, 이들의 IPO 뉴스가 나올 때마다 지분을 가진 상장사가 대신 움직입니다. 리벨리온에 투자한 KT, 퓨리오사AI 지분을 보유한 벤처캐피탈들이 그 자리입니다. 이런 지분 테마는 본질적으로 이벤트 매매의 영역이지 실적의 영역이 아닙니다. 하나 더 정확히 하자면, 이 3사의 칩은 디지털 NPU라서 엄밀한 의미의 뉴로모픽(SNN)과는 다른 기술입니다. 테마장에서는 늘 섞여서 오르내립니다만, 섞였다는 사실 자체는 알고 계셔야 합니다.
정직한 리스크 — 이 테마의 세 가지 함정
첫 번째 함정은 시장의 크기입니다. 앞 편에서 본 대로 이 산업의 세계 매출은 아직 중소기업 한 곳 규모입니다. 지금 관련주가 오른다면 그건 실적이 아니라 기대가 오르는 것이고, 기대는 뉴스 한 줄에 반대로도 움직입니다.
두 번째는 본업 착시입니다. 위 종목들 대부분 뉴로모픽 매출 비중이 0이거나 미미합니다. 뉴로모픽 뉴스로 사놓고 통신칩 실적으로 얻어맞는 구조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사기 전에 이 회사의 올해 매출이 어디서 나오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세 번째는 출처 없는 리스트입니다. 커뮤니티에 도는 '뉴로모픽 관련주 TOP10'류에는 저희가 IR·보도자료로 근거를 확인하지 못한 종목이 여럿 섞여 있습니다. 이 글에 없는 종목이 뉴로모픽 테마로 급등한다면, 근거부터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없으면 그게 답입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이 테마에서 계약서가 확인되는 곳은 사실상 한 곳, 과제 단계가 한 곳, 나머지는 인접이거나 지분입니다. 좁은 시장의 테마일수록 실체의 등급을 나눠서 보는 눈이 계좌를 지킵니다.
※ 본 글은 공개된 보도자료·공시를 근거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언급된 계약·과제의 규모와 진행은 각사 공시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