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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매출 9조인데 영업이익률은 2.8% — 국내에선 못 남기고 몽골·카자흐스탄으로 간 이유 (브랜드 경제학 ⑫)

2026-09-11 · 상한가클럽

지난 편에서 다이소를 봤습니다. 1,000원짜리 물건의 원가가 200원대인데, 값은 매대에 붙어 있었습니다. 값은 물건에 붙는 게 아니라 자리에 붙는다는 이야기였지요.

이번 편은 그 정반대입니다.

편의점은 값을 올릴 수 있는 자리입니다. 마트에서 사면 더 싸다는 걸 손님도 압니다. 그걸 알면서도 편의점에서 삽니다. 급하니까, 가까우니까, 지금 필요하니까.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가격결정력이 이보다 선명한 곳도 드뭅니다.

그런데 그 본사가 거의 못 남깁니다.

숫자부터 보시지요

BGF리테일(CU)의 공시 실적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입니다.

연도매출액영업이익영업이익률
20216조 7,812억1,994억2.94%
20227조 6,158억2,524억3.31%
20238조 1,948억2,532억3.09%
20248조 6,988억2,516억2.89%
20259조 612억2,539억2.80%

4년 동안 매출이 6조 7,812억에서 9조 612억으로 33.6% 늘었습니다. 회사가 그만큼 커졌습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2,524억에서 2,539억으로 갔습니다. 2022년부터 4년째 2,500억 언저리입니다.

더 정확히 보면 이렇습니다. 2023년에서 2025년 사이 매출은 10.6% 늘었고, 영업이익은 0.3% 늘었습니다. 매출 8,664억이 더 들어왔는데 이익은 7억이 더 남았습니다.

이익률은 2.94%에서 2.80%로 떨어졌습니다.

GS리테일도 결이 같습니다.

연도매출액영업이익영업이익률
202211조 2,264억2,451억2.18%
202311조 6,125억3,940억3.39%
202411조 6,269억2,391억2.06%
202511조 9,574억2,921억2.44%

매출은 계단을 오르는데 이익은 계단을 오르내립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외 사업도 함께 잡히므로 편의점만의 수치는 아닙니다.)

다이소와 나란히 놓아 보면

지난 편 숫자와 붙여 보겠습니다.

매출영업이익이익률
아성다이소 (2025)4조 5,363억4,424억9.8%
BGF리테일 (2025)9조 612억2,539억2.80%

편의점이 다이소보다 두 배를 팔고, 이익은 0.57배를 냅니다.

장사는 두 배로 하는데 밥은 반 공기 먹는 셈입니다.

값을 못 올리는 다이소가 값을 올릴 수 있는 편의점보다 훨씬 많이 남깁니다. 이상하지요. 이 역설이 이번 편의 전부입니다.

왜 그런가 — 목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편의점의 값은 「목」에 붙어 있습니다. 골목 어귀, 지하철 출구, 사무실 1층. 그 자리에 있으니 마트보다 비싸게 팔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이라는 건 희소해야 목입니다.

동네 어귀에 편의점이 하나 있다고 해봅시다. 퇴근길에 우유가 떨어진 걸 알았습니다. 마트는 차 타고 십오 분, 편의점은 걸어서 이 분. 값이 두 배여도 이 분을 고릅니다. 그 이 분이 값입니다.

그런데 건너편 상가 1층에 하나 더 생깁니다. 그리고 아파트 후문에 또 하나. 이제 손님은 어차피 이 분 안에 셋 중 하나를 고릅니다. 값을 비교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제일 가까운 데로 갑니다.

본사 매출은 늘어납니다. 점포가 셋이 됐으니까요. 그런데 원래 한 집이 벌던 돈을 셋이 나눠 갖습니다. 점포당 매출은 줄고, 점포당 이익은 더 줄고, 그 이익을 본사와 나누니 본사 몫도 함께 얇아집니다.

지금 국내 편의점은 5만 5,000개를 넘겼습니다. 인구 920명당 하나꼴입니다. 아파트 한 동에 하나씩 있는 셈입니다.

이게 매출 33.6% 증가와 이익률 하락이 동시에 일어난 이유입니다. 회사는 커졌는데 자리가 얇아졌습니다. 밭을 두 배로 늘렸는데 거름은 그대로 나눠 뿌린 격이지요.

언론에서는 지난해 편의점 점포 수가 36년 만에 처음 꺾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늘리는 것으로 버티던 방식이 한계에 닿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그리고 그 이익은 혼자 갖는 게 아닙니다

다이소는 물건을 사서 팝니다. 팔리면 마진이 통째로 회사 것이고, 안 팔리면 재고도 통째로 회사 손해입니다. 혼자 위험을 지고 혼자 다 먹습니다.

편의점 본사는 다릅니다. 점포에서 남은 이익을 점주와 나눕니다. 총매출에서 상품 원가를 뺀 금액을 본사와 점주가 계약에 따라 배분하는 구조입니다. 비율은 계약 형태마다 다르지만, 어느 쪽이든 「본사가 다 가져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래서 편의점 음료 하나가 팔리면 그 이익은 밥상에 둘러앉은 식구 수만큼 나뉩니다. 제조사 한 술, 물류 한 술, 점주 한 술, 그리고 남은 것이 본사 몫. 값을 올려도 올린 만큼이 이 밥상을 한 바퀴 돕니다.

값을 올릴 수 있다는 것과 올린 값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국경을 넘었습니다 — 몽골, 그리고 카자흐스탄

920명당 하나. 이 숫자를 본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둘뿐입니다. 점포당 매출을 올리거나, 920명이 아닌 곳으로 가거나.

CU는 뒤쪽을 골랐습니다.

몽골에 2018년 들어가 2024년 7월 400호점을 열었고, 그때 「해외 진출 사업국 첫 흑자」를 알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600호점을 돌파했습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단일 해외 사업국 600호점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CU의 해외 점포는 800호를 넘어섰습니다.

2024년 3월에는 카자흐스탄 1호점을 열었습니다. 중앙아시아 최초의 K-편의점입니다. 회사는 5년간 500점포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1호점의 일매출이 1,000만 원으로 보도됐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1호점이고, 오픈 직후이고, 자리도 특별히 고른 곳입니다. 국내 평균 점포와 나란히 놓고 "해외가 다섯 배 잘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국내 점포당 매출과 비교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왜 이 숫자를 적었느냐. 손님이 아직 가격표를 외우지 않은 시장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 여기가
⑥편·⑪편과 이어지는 자리입니다

K푸드 편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 가격결정력은 브랜드가 강한 곳이 아니라 「손님이 가격표를 모르는 곳」에서 생긴다. 신라면은 국내에서 값을 못 올리고, 불닭은 해외에서 이익률 20%대를 냅니다.

다이소 편에서는 이렇게 이어갔습니다 — 같은 물건이 공장 200원, 다이소 매대 1,000원, 국경 너머 2~3배.

편의점도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5만 5,000개가 서로의 목을 갉아먹으며 2.8%를 나눠 갖는데, 몽골에서는 CU라는 이름 자체가 새로운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해외 사업은 국내처럼 물건을 유통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를 현지 기업에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구조입니다. 매출 규모는 국내와 비교가 안 되게 작지만, 들어가는 원가와 물류 부담이 다릅니다. 「해외에서 처음 흑자를 냈다」가 뉴스가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GS25도 나가 있습니다. 다만 방향이 다릅니다. 2024년 11월 기준 GS25 565개, CU 588개로 K편의점 해외 점포가 1,000호를 넘겼는데, 언론은 두 회사의 해법을 이렇게 갈랐습니다 — CU는 「K컬처」로, GS25는 「현지화」로. 한쪽은 한국을 팔고 한쪽은 현지가 되는 길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직 결론이 안 났습니다.

투자자의 눈

네 가지를 같이 보셔야 합니다.

첫째, 매출 성장률과 이익 성장률을 나란히 보십시오. 편의점은 매출이 꾸준히 느는 업종입니다. 매출만 보면 좋은 회사입니다. 이익을 옆에 놓으면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둘째, 점포 수 증가가 멈춘 뒤가 진짜입니다. 늘리는 것으로 매출을 만들던 시기가 끝나면 남는 방법은 점포당 매출을 올리는 것뿐입니다. 차별화 상품, 자체 브랜드, 배달. 두 회사가 지금 여기에 매달리는 이유입니다.

셋째, 해외는 아직 규모가 작습니다. 800호점은 국내 1만 몇천 개에 비하면 작은 숫자이고, 마스터 프랜차이즈라 매출로 잡히는 금액도 크지 않습니다. 지금 실적을 바꾸는 크기가 아닙니다. 다만 「국내에서 막힌 회사가 밖에서 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이므로, 몇 년 뒤를 볼 때는 여기를 봐야 합니다.

넷째, 이익률이 낮다는 게 나쁜 회사라는 뜻은 아닙니다. 유통업은 원래 이익률이 얇습니다. 다만 「가격결정력이 있으니 이익률도 높겠지」라는 추측이 여기서는 안 맞는다는 겁니다. 숫자를 봐야 아는 자리입니다.

브랜드가 무너지는 장면

편의점 간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신 간판 아래 사람이 바뀝니다. 같은 자리, 같은 로고, 다른 점주. 브랜드는 그대로인데 그 브랜드를 지고 있던 사람이 조용히 교체되는 방식입니다.

이런 종류의 마모는 실적표에 잘 안 보입니다. 매출은 그대로거든요.

오늘의 한 줄

값을 올릴 수 있는 자리와, 올린 값을 가질 수 있는 자리는 다릅니다.

다이소는 값을 눌러서 이겼고, 편의점은 값을 올리고도 못 남깁니다. 둘의 차이는 물건이 아니라 그 이익을 몇 사람이 나누는가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눌 사람이 너무 많아진 시장에서, 회사가 마지막으로 찾는 답은 늘 같습니다 — 아직 우리 가격표를 외우지 않은 손님이 있는 곳. 울란바토르와 알마티에 CU 간판이 서 있는 이유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파는 값이 아니라 파는 방법을 바꿔 이긴 브랜드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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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측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 BGF리테일·GS리테일 사업보고서 2021~2025년 연결 기준. 해외 점포 수·카자흐스탄 1호점 일매출·국내 점포 수(5만 5,000개, 920명당 1개)는 언론 보도 인용이며 회사 공시로 확인한 값이 아닙니다. 가맹 이익 배분 비율은 계약별로 달라 구체적 수치를 적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기업 공시 자료에 근거한 정보 제공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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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쳐이사 · 1997년부터 시장에 있습니다. 팍스넷·씽크풀 시절부터 같은 이름으로 썼고, 지금은 전 종목 자동 스캔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 그 데이터로 씁니다. 운영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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