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보조지표 완전정복 ⑮ MFI 지표 뜻·보는 법·설정값 — '돈이 실린 RSI'라는 별명이 왜 절반만 맞는지, 30년 주식쟁이의 강의노트 [보조지표 시리즈]
지난 편 끝에 MFI를 예고하면서 "돈이 실린 RSI라는 별명이 왜 절반만 맞는지부터 이야기하겠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그 절반부터 갑니다.
HTS에서 MFI를 켜면 RSI와 똑같이 생긴 선이 하나 나옵니다. 0에서 100 사이를 오가고, 위에 80, 아래에 20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름은 자금흐름지표, Money Flow Index. 1989년에 진 퀑과 아브럼 수댁이라는 두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설명서에는 "RSI에 거래량을 반영한 지표"라고 적혀 있고, 그래서 별명이 '돈이 실린 RSI'입니다. 그 별명이 왜 절반만 맞는지 알려면 이 지표가 돈을 어떻게 세는지를 봐야 합니다.
마을 총회의 서기
③편에서 RSI를 체온계라고 했습니다. 최근 14일 동안 오른 날의 폭과 내린 날의 폭을 견줘서, 오른 쪽이 크면 열이 있는 몸이라고 보는 자입니다. 거기서 거래량은 안 봅니다. 백만 주가 오간 날이든 만 주가 오간 날이든 1%가 오르면 똑같이 1%입니다.
MFI는 여기에 거래량을 곱합니다. 그날의 대표 가격(고가·저가·종가의 평균)에 거래량을 곱해서 그날 오간 돈의 크기를 냅니다. 그리고 그 돈을 두 주머니에 나눠 넣습니다. 대표 가격이 어제보다 올랐으면 그날 돈 전부를 '들어온 돈' 주머니에, 내렸으면 전부를 '나간 돈' 주머니에. 14일치를 모아 들어온 돈이 나간 돈보다 훨씬 크면 MFI가 80을 넘고, 반대면 20 밑으로 갑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그날 돈 전부"라는 대목을 다시 보십시오.
마을 총회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안건이 하나 올라오고, 참석자들이 저마다 회비를 들고 왔습니다. 서기가 장부를 씁니다. 그런데 이 서기는 사람마다 찬성인지 반대인지 묻지 않습니다. 그날 회의장 분위기가 좋았으면 참석자 전원의 회비를 찬성 칸에 적고, 분위기가 나빴으면 전원의 회비를 반대 칸에 적습니다. 회의장에 반대하러 온 사람이 절반이었어도 그날 종가가 올랐으면 그 사람들 회비까지 찬성입니다.
주식은 한 주가 팔릴 때마다 반드시 산 사람과 판 사람이 하나씩 있습니다. 거래량 백만 주는 사려는 돈 백만 주와 팔려는 돈 백만 주가 만난 자리입니다. 그런데 MFI는 그날 종가가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높으면 그 백만 주를 전부 '들어온 돈'으로 칩니다. 돈의 크기는 잽니다. 돈의 방향은 안 잽니다. 방향은 가격이 정해 주고, 거래량은 그 방향에 목소리 크기만 보탭니다.
그래서 '돈이 실린 RSI'는 절반만 맞는 별명입니다. 실린 건 맞습니다. 그런데 어느 쪽으로 실렸는지는 RSI와 똑같은 방법, 그러니까 "올랐냐 내렸냐"로 정합니다. 이 지표가 RSI와 대부분의 날에 거의 같은 모양으로 움직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서기가 같은 기준으로 방향을 정하고, 다른 건 회비 액수를 적었느냐뿐입니다.
책에 나오는 사용법과 그 함정
책은 이렇게 가르칩니다. 80 위는 과매수, 20 아래는 과매도. RSI의 70·30보다 선이 바깥에 있는 건 거래량이 곱해지면서 지표가 더 크게 출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이버전스. 주가는 새 고점을 찍는데 MFI는 앞 고점을 못 넘으면 "돈이 안 실린 상승"이니 조심하라, 주가는 새 저점인데 MFI는 앞 저점보다 높으면 "던지는 돈이 줄었다"니 바닥이 가깝다.
80·20은
③편 RSI에서 한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추세장에서는 열이 있는 몸이 며칠, 몇 주씩 열이 있는 채로 갑니다. 80을 넘었다고 파는 건 잘 가는 종목을 제일 먼저 내리는 방법이고, 20 밑이라고 사는 건 지하실이 있는 바닥에서 사는 방법입니다. 그 병은 사촌들이 전부 앓는 병이라 새로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MFI만의 함정은 따로 있습니다. 거래량이 곱해진다는 바로 그 장점 때문에 생기는 함정입니다. 하루 거래량이 평소의 열 배 터진 날, 그날 돈은 14일치 주머니 안에서 혼자 절반을 차지합니다. 그 하루가 오른 날이면 MFI는 그날부터 2주 동안 80 근처에 붙어 있고, 내린 날이면 2주 동안 20 근처에 눌려 있습니다. 그 뒤 13일 동안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든 상관없이요. 마을 총회에 어느 날 큰손 한 명이 와서 회비를 열 배 내고 갔는데, 서기가 그 돈을 14일 동안 장부에 그대로 두는 겁니다. 그 2주 동안 이 지표는 시장이 아니라 그 하루를 보여 줍니다. 뉴스 한 방에 거래량이 터지는 테마주에서 MFI가 유독 이상하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실전 — 이 지표의 두 얼굴
갈릴 때만 새 정보가 있습니다. MFI와 RSI가 같은 말을 하는 날은 MFI를 볼 이유가 없습니다. 방향은 어차피 같은 기준으로 정했으니까요. 이 지표가 값어치를 하는 날은 둘이 갈리는 날입니다. 주가도 오르고 RSI도 오르는데 MFI만 못 따라올 때, 그건 "오르긴 오르는데 오르는 날 거래량이 얇다"는 뜻입니다. 큰돈 없이 오르는 겁니다. 반대로 주가는 흘러내리는데 MFI가 먼저 고개를 들면, 내리는 날 거래량이 말라 간다는 뜻입니다. 던질 사람이 줄고 있다는 겁니다. 이건 RSI로는 못 보는 정보이고, MFI를 켜 두는 유일하게 좋은 이유입니다.
거래량이 얇은 종목에서는 엉망입니다. 하루 거래량이 들쭉날쭉한 소형주에서는 위에서 말한 '큰손 하루' 문제가 매주 생깁니다. 지표가 80과 20을 오가는 게 아니라 튑니다. 이런 종목에서 MFI를 신호로 쓰면 지표가 아니라 소음을 매매하게 됩니다. 거래가 두터운 종목, 지수, ETF에서나 이 지표가 자로 구실을 합니다.
설정값은 짧게 하겠습니다. 기본은 14일이고, 80·20입니다. 기간을 줄이면 큰손 하루의 영향이 더 커지고 더 자주 튑니다. 늘리면 그 하루가 희석되는 대신 늦어집니다. 지난 두 편에서 한 말 그대로, 설정값을 바꾸면 신호의 개수가 바뀌지 정확도가 바뀌지 않습니다. 14일은 그냥 두셔도 됩니다 ^^;
계좌를 부수는 장면
하나. MFI 80을 "돈이 다 들어왔으니 끝"으로 읽고 던지기. 거래량이 실리면서 오르기 시작한 종목은 초입에 MFI가 80을 넘습니다. 그건 끝이 아니라 이제 큰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표시일 때가 많습니다. 돈이 실린 상승을 "돈이 너무 실렸다"고 읽고 파는 겁니다. 별명을 반대로 쓰는 장면입니다.
둘. MFI 20에서 "던질 사람 다 던졌다"며 물타기. 급락 첫날 거래량이 터지면 MFI는 그날부터 2주간 20 근처에 눌립니다. 그 눌린 숫자를 매일 보면서 "바닥이 확인됐다"고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사실은 첫날 큰손의 회비가 장부에 아직 남아 있는 것뿐인데요. 그동안 주가는 더 내려가고, 지표는 계속 20입니다. 두 번, 세 번 사게 됩니다.
셋. 다이버전스 하나만 보고 반대 매매. "주가는 신고가인데 MFI는 못 넘었다"는 걸 보고 공매도하듯 파는 겁니다. 돈이 안 실린 상승은 조심할 일이지 뒤집을 일이 아닙니다. 얇은 거래량으로도 주가는 몇 주씩 더 갑니다. 다이버전스는 "경계"이지 "반대로 가라"가 아닌데, 책의 그림이 하도 딱 떨어지게 그려져 있어서 이걸 방아쇠로 쓰는 분이 많습니다 ㅠㅠ
다른 참모들과의 궁합
- ③ RSI와 같이 띄우면 같은 말을 두 번 듣습니다. 둘 중 하나만 두고, MFI를 골랐다면 "RSI와 갈리는 날"을 보기 위해 두는 거라고 스스로 못을 박아 두십시오.
- ⑤ 거래량·OBV는 이 지표의 친정입니다. OBV도 "오른 날 거래량은 전부 매수, 내린 날은 전부 매도"라는 같은 서기의 장부입니다. 다만 OBV는 누적 총액이고 MFI는 14일 비율입니다. OBV가 방향을, MFI가 온도를 맡기면 겹치지 않습니다.
- ⑫ DMI의 ADX가 당번을 정해 줍니다. ADX가 높은 추세장에서는 MFI의 80·20을 꺼 두고, ADX가 낮은 횡보장에서만 듣는 편이 낫습니다.
- ① 이동평균은 방향 필터입니다. 20일선 위에서만 MFI 20 근처의 반등 신호를 듣고, 아래에서는 듣지 않는 식으로 절반을 걸러냅니다. 급락장 물타기 장면이 이 필터 하나로 대부분 걸러집니다.
⑪편의 회의 순서를 다시 적어 두겠습니다. 방향, 위치, 진심. MFI는 위치 부서(RSI와 같은 방)에 속하면서 진심 부서(거래량)의 서류를 한 장 들고 있는 참모입니다. 두 부서에 발을 걸쳤다고 두 표를 주면 안 됩니다. 한 표입니다.
강의노트의 마지막 줄
이 지표를 오래 쓰면서 남은 문장은 이겁니다.
"돈은 방향을 모른다. 방향은 가격이 정하고, 돈은 목소리 크기만 정한다."
MFI가 아는 건 그날 오간 판돈의 크기이지, 판돈의 주인이 누구였는지가 아닙니다. 산 사람 돈인지 판 사람 돈인지는 종가가 오른 쪽으로 몰아서 적습니다. 그걸 알고 보면 이 지표는 정직한 자입니다. 모르고 보면 "돈이 들어왔다"는 말에 계좌를 맡기게 됩니다. 총회 서기의 장부를 읽을 때는, 그날 회의장에 반대하러 온 사람도 회비를 냈다는 걸 기억하시면 됩니다.
다음 편은 ⑯ 슈퍼트렌드입니다. 요즘 HTS마다 기본으로 들어 있는 초록·빨강 선인데, 이 선이 사실은
⑩편 파라볼릭과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왜 "늦지만 안 틀리는" 게 아니라 "늦어서 틀리는" 날이 있는지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 본 글은 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