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지분 공시는 왜 하루에 몰려 나오나 — 10월 2일 하루 118건, 5% 공시가 길게는 석 달 늦는 이유 (큰손 지분추적 ⑨)
2026년 10월 2일 금요일, 전자공시 화면이 국민연금공단 이름으로 도배됐습니다.
그날 올라온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흔히 말하는 5% 공시가 191건이었습니다. 그중 118건이 국민연금공단이 낸 것이었습니다. 열 건 중 여섯 건입니다.
바로 앞 한 달은 딴판이었습니다. 9월 2일부터 10월 1일까지 국민연금 이름으로 올라온 대량보유 보고는 딱 한 건, 그것도 보유 목적을 바꾼다는 보고였습니다.
한 달 내내 잠잠하던 우편함에 하루 만에 편지 118통이 쏟아진 셈입니다. 우체부 가방끈이 걱정될 지경입니다 ^^;
궁금한 건 두 가지입니다. 국민연금은 왜 이렇게 몰아서 내는가. 그리고 몰아서 온 편지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연금의 5% 공시는 느린 우체통에 넣은 편지입니다. 관광지에 가면 1년 뒤에 배달해 준다는 느린 우체통이 있지요. 국민연금 우체통은 1년까지는 아니고, 쓴 날과 받는 날 사이에 길게는 석 달이 끼어 있습니다. 그 석 달을 모르고 읽으면 지나간 일을 지금 일로 착각하게 됩니다.
국민연금 지분 공시, 왜 분기 초 하루에 몰리나
⑥편에서 5% 공시를 결혼식 방명록에 비유하면서, 방명록은 식이 끝난 뒤에 읽는 것이라 닷새쯤 늦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국민연금의 방명록은 닷새가 아니라 분기 단위로 늦습니다. 법이 그렇게 길을 열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법은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가진 사람에게 보유 상황을 보고하게 하고, 그 뒤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움직이면 다시 보고하게 합니다. 기한의 원칙은 5영업일입니다. 다만 법(제147조)과 시행령은 국가·지방자치단체·한국은행, 그리고 금융위원회가 고시로 정한 일부 전문투자자에게는 보고 내용과 시기를 달리 정해 두었습니다.
국민연금은 보고서 첫 장에 스스로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3-14조에 따른 전문투자자」로 밝힙니다. 보고 특례를 적용받는 전문투자자라는 뜻입니다. 그 특례의 내용이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 제5항이고, 금융감독원 기업공시 길라잡이의 원칙과 함께 놓으면 이렇습니다.
| 누가 | 보유 목적 | 1%포인트 이상 변동을 보고하는 기한 |
|---|---|---|
| 그 밖의 투자자 | 경영권 영향 | 5영업일 안 |
| 그 밖의 투자자 | 일반투자 | 10영업일 안 |
| 그 밖의 투자자 | 단순투자 | 변동이 있었던 달의 다음 달 10일 |
| 국민연금 등 특례 전문투자자 | 일반투자 | 변동이 있었던 달의 다음 달 10일 |
| 국민연금 등 특례 전문투자자 | 단순투자 | 변동이 있었던 분기의 마지막 달의 다음 달 10일 |
그 밖의 투자자는 5%를 처음 넘을 때 내는 신규 보고만큼은 목적과 상관없이 5영업일 안에 내야 합니다. 국민연금 같은 특례 전문투자자는 신규 보고에도 위의 분기·월 기한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10월 2일 국민연금 보고 118건 가운데 116건이 「단순투자」, 2건(현대제철·한국항공우주)이 「일반투자」였습니다. 7·8·9월에 생긴 단순투자 변동은 10월 10일까지 내면 됩니다. 국민연금은 그 마감보다 여드레 이른 10월 2일에 한꺼번에 냈습니다.
왜 이런 특례가 있을까요. 금융위원회는 2019년 9월 5일 5% 보고제도를 손보면서 낸 보도자료에서, 공적연기금 특례를 보완하는 배경으로 이런 사정을 들었습니다. *「일부 대형 공적연기금의 경우 지분변동 내역을 신속하게 공시하는 경우 추종매매에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
쉽게 말해 이렇습니다. 국민연금이 무엇을 샀는지 매일 생중계되면, 다음 날 객장은 「국민연금 따라 사기」 대회가 열릴 겁니다. 덩치가 큰 손일수록 뒤에 따라붙는 사람이 많아지고, 따라붙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큰손은 사고팔기가 어려워집니다. 큰손의 편지를 석 달에 한 번 모아서 부치게 해 둔 데에는 이런 사정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6년에 실제로 편지가 도착한 날을 보면 모양이 아주 또렷합니다. 1월 2일 106건, 4월 1일 134건, 7월 1일 121건, 10월 2일 118건. 1월 2일부터 10월 2일까지 국민연금이 낸 대량보유 보고 519건 가운데 479건이 이 나흘에 몰렸습니다. 마감은 10일인데 분기가 바뀌자마자 숙제를 한꺼번에 내는 모범생 같습니다.
국민연금 5% 공시 날짜 보는 법, 소인이 세 개 찍혀 있습니다
국민연금 보고서를 열면 날짜가 세 개 나옵니다.
- 보고의무발생일: 5%를 넘거나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움직여 보고할 일이 처음 생긴 날
- 보고서작성기준일: 이 보고서에 나온 지분율이 언제 기준인지
- 접수일: 실제로 전자공시에 올라온 날
비에이치를 예로 들겠습니다. 직전 보고(2026년 6월 16일 기준) 지분율은 13.32%였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보고의무발생일은 7월 31일, 작성기준일은 9월 23일, 접수일은 10월 2일이고, 지분율은 10.12%입니다. 7월 31일에 생긴 일이 63일 뒤에 도착했습니다.
가장 오래 묵은 편지는 싸이맥스와 에스티팜입니다. 보고의무발생일이 7월 1일, 도착은 10월 2일. 석 달을 꽉 채웠습니다. 118건 가운데 51건이 7월에 생긴 일을 담고 있습니다. 거꾸로 피에스케이홀딩스는 9월 30일에 생긴 일이 이틀 만에 도착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우편함에서 나온 편지라도 묵은 정도가 이렇게 다릅니다.
읽을 때 꼭 챙길 점이 셋 있습니다.
먼저, 보고서의 지분율은 작성기준일 기준입니다. GS건설 12.25%는 8월 25일 기준입니다. 그 뒤로 1%포인트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면 보고할 의무가 없으니, 8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의 사정은 이 편지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편지 속 근황은 소인 찍힌 날의 근황입니다.
다음, 「직전 보고」가 지난 분기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GS(지주회사)의 직전 보고는 2024년 3월 20일 기준 7.40%였습니다. 10월 2일 보고는 2026년 8월 14일 기준 8.51%. 2년 5개월 만의 편지입니다. 118건 중 26건은 직전 보고 기준일이 2025년이거나 그보다 앞섭니다. 증감 칸의 숫자는 「지난 석 달 동안」이 아니라 「마지막 편지 이후」의 변화입니다.
마지막으로, 분기 밖의 일이 끼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자이에스앤디 보고서의 작성기준일은 10월 1일, 4분기 첫날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공공데이터포털에 올리는 대량보유 보고 내역에도 「보고 전일까지의 변동 내역이 포함되어 해당 분기가 아닌 보고내역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국민연금 지분변동 내역에 가격이 없는 이유
택시 미터기를 떠올려 보십시오. 일정 거리를 갈 때마다 「딸깍」 하고 요금이 올라갑니다. 영수증에는 몇 번 딸깍했는지만 남고, 어느 길로 돌았는지, 신호에 몇 번 섰는지는 안 나옵니다.
국민연금 보고서의 세부변동내역이 딱 이 미터기 영수증입니다.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움직일 때마다 딸깍 한 줄씩 남습니다. GS건설을 보면 이렇습니다.
| 변동일 | 증감 | 변동 후 |
|---|---|---|
| 7월 23일 | +96만 6,327주 | 765만 9,674주 |
| 8월 4일 | +91만 6,709주 | 857만 6,383주 |
| 8월 11일 | +95만 2,113주 | 952만 8,496주 |
| 8월 25일 | +95만 5,856주 | 1,048만 4,352주 |
한 번에 1.1%포인트 안팎씩, 네 번 딸깍해서 7.82%가 12.25%가 됐습니다. 그런데 취득 방법 칸과 단가 칸이 모두 비어 있습니다. 변동 방법은 보고서 앞쪽에 「장내매수/매도」 한 줄로 뭉뚱그려져 있을 뿐, 몇 번에 나눠 샀는지, 주당 얼마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빠뜨린 게 아닙니다. 보고서 양식 아래 주석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은행 및 … 보고특례 적용 전문투자자 … 의 경우에는 각 보고의무발생일(「변동일」란에 기재)별로 변동내역을 일괄하여 기재하며 「취득/처분방법」, 「취득/처분단가」란은 그 기재를 생략할 수 있다.」*
118건 중 81건은 딸깍이 딱 한 번입니다. 지분율 증감이 ±1.00~1.19%포인트에 몰려 있는 보고가 67건이나 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1%포인트 이상 움직이는 순간마다 한 줄이 찍히니, 숫자가 그 언저리에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비슷한 때 올라온 다른 보고서와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확 드러납니다. 9월 23일 일양약품 최대주주 측 보고서는 경영권 영향 목적의 일반 서식인데, 특별관계자 한 명이 8월 19일부터 9월 22일까지 장내에서 열두 번 산 내역이 날짜별로, 주당 7,937원에서 8,690원까지 단가와 함께 다 나옵니다. 하루 14주를 산 날까지 있습니다. 10월 2일 에프에스티 보고서에는 4월 24일 주식배당으로 받은 1주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1주까지 꼼꼼히 챙겨 올리는 서류 옆에, 수백만 주를 딸깍 몇 번으로 정리한 서류가 나란히 있는 셈입니다 ㅎㅎ 국민연금 5% 공시만으로는 국민연금이 얼마에 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 지분 확대, 10월 2일 지분율이 오른 곳
118건 가운데 지분율이 오른 보고가 55건, 내린 보고가 63건이었습니다. 직전 칸이 비어 있는 한 곳(아래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을 빼고, 오른 쪽 상위 10곳입니다.
| 회사 | 직전 → 이번 | 증감 | 이번 보고 기준일 |
|---|---|---|---|
| GS건설 | 7.82% → 12.25% | +4.43%p | 8월 25일 |
| 빙그레 | 6.09% → 9.37% | +3.28%p † | 9월 9일 |
| 파마리서치 | 4.41% → 7.14% | +2.73%p | 8월 28일 |
| 자이에스앤디 | 4.67% → 7.37% | +2.70%p | 10월 1일 |
| LG생활건강 | 5.96% → 8.26% | +2.30%p † | 9월 11일 |
| 현대해상 | 9.42% → 11.71% | +2.29%p | 8월 14일 |
| SK케미칼 | 6.51% → 8.61% | +2.10%p | 9월 4일 |
| SK이터닉스 | 5.11% → 7.19% | +2.08%p | 8월 24일 |
| 아모레퍼시픽 | 8.42% → 10.49% | +2.07%p | 9월 22일 |
| 코오롱인더 | 10.92% → 12.92% | +2.00%p | 9월 23일 |
† 직전 보고와 이번 보고 사이에 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분모)가 줄어든 곳. 아래에서 빙그레·현대백화점을 예로 따로 설명합니다.
파마리서치와 자이에스앤디는 보고 구분이 「신규」이고, 보고서의 「직전」 칸이 5% 아래(파마리서치 7월 6일 4.41%, 자이에스앤디 9월 10일 4.67%)입니다. 문턱 밑에 있다가 분기 중에 5%를 넘어 들어온 경우인데, 이렇게 「직전」 칸 5% 미만에서 넘어온 신규 보고가 118건 중 11건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10%를 넘었습니다. 업종으로 묶어 보면 GS건설·자이에스앤디에 DL이앤씨(+1.07%포인트)·삼성E&A(+1.00%포인트)까지 건설·엔지니어링 쪽 이름이 여럿 보입니다.
이 밖에 대한항공은 8.10%에서 9.12%로(7월 14일 기준), 한화생명은 5.57%에서 6.63%로(9월 10일 기준) 올랐습니다. 한화생명의 직전 보고는 2025년 2월이었습니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직전 보고 없이 5.22%로 처음 이름을 올렸는데, 사유가 「회사분할 및 단순추가취득/처분」입니다.
국민연금 지분 축소, 지분율이 내린 곳
내린 쪽 상위 10곳입니다.
| 회사 | 직전 → 이번 | 증감 | 이번 보고 기준일 |
|---|---|---|---|
| 비에이치 | 13.32% → 10.12% | −3.20%p | 9월 23일 |
| 코리아써키트 | 9.67% → 6.55% | −3.12%p | 9월 4일 |
| LG이노텍 | 10.54% → 7.44% | −3.10%p | 9월 17일 |
| 대덕전자 | 12.76% → 9.67% | −3.09%p | 9월 9일 |
| 파라다이스 | 11.37% → 8.39% | −2.98%p | 8월 11일 |
| 롯데관광개발 | 10.47% → 7.80% | −2.67%p | 7월 23일 |
| 코스메카코리아 | 12.98% → 10.44% | −2.54%p | 9월 4일 |
| 글로벌텍스프리 | 6.61% → 4.29% | −2.32%p | 8월 28일 |
| 해성디에스 | 5.94% → 3.83% | −2.11%p | 9월 9일 |
| 현대백화점 | 12.99% → 10.92% | −2.07%p † | 8월 20일 |
† 분모가 줄어든 곳(위 표와 같은 뜻).
위에서부터 비에이치·코리아써키트·대덕전자, 그리고 해성디에스까지 회로기판과 반도체 패키지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여럿 눈에 띕니다. 파라다이스·롯데관광개발·글로벌텍스프리처럼 카지노와 외국인 관광객 쪽 회사도 셋입니다. 대덕전자·LG이노텍·파라다이스·롯데관광개발은 10%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다만 왜 줄였는지는 공시에 한 줄도 없습니다. 보유 목적 칸은 「단순투자」 네 글자뿐입니다. 업종이 겹쳐 보이는 건 결과를 모아 놓고 본 모양이지, 국민연금이 그렇게 마음먹었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③편에서 KB자산운용이 5% 아래로 내려간 종목입니다. 같은 종목에서 국민연금도 지분율을 2.54%포인트 낮췄다는 편지가 10월 2일에 도착했습니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올랐다고 다 산 건 아닙니다
④편에서 자사주를 소각하면 한 주도 안 사고도 지분율이 오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0월 2일 편지 묶음에도 그런 편지가 섞여 있습니다.
빙그레는 지분율이 6.09%에서 9.37%로 3.28%포인트 올랐습니다. 주식 수로는 60만 27주에서 82만 8,209주, 22만 8,182주를 더 가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빙그레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가 985만 1,241주에서 884만 1,801주로 100만 9,440주 줄었습니다. 빙그레가 자사주를 세 번 소각했기 때문입니다(2025년 4월 29만 5,538주, 2026년 3월 28만 6,672주, 2026년 8월 42만 7,230주. 더하면 정확히 100만 9,440주입니다).
계모임을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내 곗돈은 그대로인데 계원 몇 명이 빠지면 곗돈 전체에서 내 몫의 비율이 커집니다. 분모가 그대로였다면 빙그레 지분율은 8.41%입니다. 3.28%포인트 가운데 1%포인트 가까이는 분모가 줄어든 몫입니다.
현대백화점은 반대입니다. 주식은 58만 5,078주 줄었는데 그 사이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도 106만 3,901주 줄어서, 지분율은 2.07%포인트만 내려갔습니다. 분모가 그대로였다면 10.40%, 2.59%포인트가 내려간 셈입니다. 판 만큼보다 덜 판 것처럼 보이는 경우입니다.
가장 헷갈리는 건 코미코입니다. 보고서의 주식 수는 52만 7,136주에서 204만 4,657주로 네 배 가까이 늘었는데, 지분율은 5.04%에서 3.98%로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그 사이 코미코가 무상증자(1주당 1주, 신주배정기준일 5월 27일)와 액면분할(1주당 500원 → 200원, 신주 상장 8월 21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을 거치면 원래 주식은 다섯 배가 됩니다. 52만 7,136주의 다섯 배는 263만 5,680주인데, 보고서의 숫자는 204만 4,657주입니다. 주식 수만 보면 「샀다」, 계산해 보면 「줄였다」입니다.
그래서 국민연금 보고서를 볼 때는 주식 수 증감, 지분율 증감,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세 칸을 같이 보셔야 합니다. 세 번째 칸은 보고서 「3. 보유주식등의 수 및 보유비율」 표 맨 오른쪽에 있습니다.
국민연금 5% 미만, 보고 의무가 끝난 15곳
10월 2일 편지 가운데 이번 보고서 기준 지분율이 5% 아래인 곳이 15곳이었습니다.
싸이맥스 3.98% · 케이씨텍 4.06% · 아이에스동서 3.99% · 피에스케이홀딩스 4.09% · 한스바이오메드 4.88% · 인텍플러스 4.36% · 덕산하이메탈 3.93% · 비나텍 3.40% · 리가켐바이오 4.99% · 코미코 3.98% · 해성디에스 3.83% · 글로벌텍스프리 4.29% · 쓰리빌리언 4.02% · SK리츠 4.00% · LG디스플레이 4.03%
5% 아래로 내려가면 그 뒤로는 보고할 의무가 없습니다. 다시 5%를 넘기 전까지 이 15곳에서 국민연금이 무엇을 하는지는 공시에 나오지 않습니다. 리가켐바이오 4.99%는 문턱에서 딱 0.01%포인트 모자란 자리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⑤편에서 블랙록이 MSCI 강등 뒤 5% 아래로 나간 종목입니다. 국민연금 편지를 열어 보니 국민연금은 그보다 앞선 7월 2일 기준으로 이미 4.03%였습니다.
재미있는 편지도 있습니다. 싸이맥스는 6월 24일 4.57%로 5% 아래에 있다가, 7월 1일 55만 3,491주로 5%를 넘었고, 엿새 뒤인 7월 7일 43만 5,271주(3.98%)로 다시 내려갔습니다. 케이씨텍도 7월 30일 5%를 넘었다가 8월 19일 4.06%로 내려왔습니다. 입학식과 졸업식 소식이 한 봉투에 같이 들어 있는 편지입니다. 분기 중간에는 공시로 알 길이 없던 일이지요.
대량보유 공시에 세무서가 나타났습니다
국민연금 우체통을 쓰는 손님이 하나 더 있습니다. 국가입니다.
9월 28일, 새빗켐의 5% 보고서에 김천세무서장이 보고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54만 9,731주, 9.72% 신규 보고. 보고사유는 「체납액 징수를 위한 담보권 실행 및 체납처분」입니다. 체납된 세금을 받으려고, 담보로 잡아 둔 주식에 세무서가 담보권을 실행한 겁니다. 세무서가 5% 공시에 보고자로 이름을 올리는 장면은 자주 보기 어렵습니다. 보고서의 「발행회사와의 관계」 칸도 「주주」가 아니라 「기타」입니다.
세부변동내역을 보면 8월 25일 61만 8,000주가 들어왔고(취득 방법 「기타」), 9월 22일 6만 8,269주가 빠져 54만 9,731주가 됐습니다. ③편에서 새빗켐 하루 여덟 건 보고를 다뤘는데, 그중 에스케이아이엘에코시너지밸류업1호 측 보고에서 「특별관계자의 보유주식에 대한 납세담보권 실행」으로 빠진 주식이 61만 8,000주였습니다. 숫자가 같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보고서 첫 장입니다. 보고특례 구분에 「국가ㆍ지방자치단체ㆍ한국은행」이라고 나옵니다. 시행령 제154조 제4항, 국민연금과 같은 계열의 특례입니다. 이 경우 기한은 보유나 변동이 있었던 분기의 다음 달 10일까지라, 8월 25일에 생긴 일이 34일 뒤인 9월 28일에 올라왔습니다. 6만 8,269주가 어떻게 빠졌는지는 「기타」로만 나옵니다.
증여 지분 공시 읽는 법, 0%가 떠도 놀라지 마십시오
9월 말과 10월 초 우편함에는 집안 문패를 바꿔 다는 편지도 두 통 있었습니다.
일양약품(9월 23일 접수). 보고서 하나에는 정도언 26.99% → 0%, 다른 하나에는 정유석 0% → 27.04%가 찍혀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최대주주 측이 지분을 몽땅 판 것 같지만, 변동사유 칸은 「대표보고자 변경(정도언 → 정유석) 및 증여·수증」입니다. 세부변동내역에 따르면 9월 21일 정도언이 47만 4,073주를 증여했고, 받은 쪽은 정유석 35만 4,073주, 정희석 12만 주입니다. 보고서상 관계는 「친인척」으로만 나와 있습니다. 연명 보고자 전체 지분은 26.99%에서 27.04%로 오히려 조금 늘었는데, 앞에서 본 특별관계자의 장내매수(열두 번, 합계 1만 주) 덕분입니다.
에프에스티(10월 2일 접수). 장명식 25.13% → 0%, (주)시엠테크놀로지 신규 24.95%. 시엠테크놀로지 쪽 보고서 사유란에 「증여자: 장명식, 수증자: 장경빈, 장경록」이 나옵니다. 10월 1일 장명식이 두 사람에게 87만 4,167주씩 증여했고, 연명 보고자 중 주식이 가장 많은 시엠테크놀로지(187만 5,614주)가 대표보고자가 됐습니다. 주식 수 합계는 538만 6,341주에서 538만 6,342주로 1주 늘었는데(앞에서 말한 그 주식배당 1주입니다), 지분율은 0.18%포인트 내려갔습니다. 회사가 자기주식을 처분(RSU 행사, 우리사주조합 무상출연)해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가 14만 9,614주 늘었다는 설명이 보고서에 붙어 있습니다.
승계형 공시는 세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 0%가 뜬 보고서와 신규 보고서를 짝으로 볼 것, 연명 보고자 전체 합계가 얼마나 변했는지 볼 것, 세부변동내역의 「증여(−)·수증(+)」 줄에서 누가 누구에게 몇 주를 넘겼는지 볼 것. 위 두 건도 연명 보고자 전체 합계로 보면 주식 수는 거의 그대로이고 문패만 바뀐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민연금이 어떤 종목을 샀는지 더 빨리 알 방법은 없나요? 단순투자 목적 종목은 법이 분기 단위 보고를 허용하고 있어서, 공시로 더 빨리 알 길은 사실상 없습니다. 대신 편지가 오는 날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26년에는 1월 2일, 4월 1일, 7월 1일, 10월 2일이었습니다.
Q. 분기 중간에도 국민연금 공시가 가끔 보이던데요? 대부분 다른 종류의 편지입니다. 일반투자 목적 종목은 월 단위로 보고합니다(8월 3일 현대로템 보고가 그런 예입니다). 보유 목적을 바꿀 때도 따로 냅니다(9월 8일 HD현대중공업, 단순투자 → 일반투자). 지분 10% 이상을 가진 회사에서는 「임원ㆍ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라는 다른 서류도 냅니다. 9월 2일부터 10월 1일 사이에 이 서류가 10건 올라왔습니다.
Q. 국민연금 5% 이상 보유 주식 명단은 어디서 보나요? 전자공시(DART)에서 제출인을 국민연금공단으로 놓고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찾으면 종목별 마지막 보고를 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공공데이터포털에 분기마다 대량보유 보고 내역을 올리고, 같은 내용을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 「기금공시」 게시판에서도 볼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이건 5%를 새로 넘었거나 1%포인트 이상 변동돼 보고한 내역이라, 5% 이상 가진 종목 전체 명단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Q. 국민연금의 매수 단가는 알 수 있나요? 대량보유 보고서로는 알 수 없습니다. 특례 전문투자자는 세부변동내역의 취득·처분 방법과 단가를 생략할 수 있고, 국민연금 보고서도 그 칸이 비어 있습니다.
Q. 국민연금이 지분을 늘렸다는 공시가 나오면 주가가 오르나요? 공시가 알려 주는 건 길게는 석 달 전에 끝난 일입니다. 왜 샀는지, 얼마에 샀는지, 지금도 들고 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 편지 한 장으로 앞날을 점치기는 어렵습니다.
국민연금 지분 공시 정리 — 느린 우체통의 편지는 소인부터 봅니다
1. 국민연금 5% 공시는 분기 우체통입니다. 단순투자 목적이면 분기가 끝난 다음 달 10일까지 몰아서 낼 수 있고, 2026년에는 분기가 바뀌자마자 하루에 백여 건씩 몰려 나왔습니다. 2. 날짜 세 개를 보십시오. 보고의무발생일과 작성기준일이 실제 사건의 날짜이고, 접수일은 배달된 날일 뿐입니다. 10월 2일 편지 중 51건은 7월의 일이었습니다. 3. 주식 수, 지분율, 분모를 같이 보십시오. 빙그레처럼 분모가 줄어 오르는 지분율도 있고, 코미코처럼 주식 수가 늘었는데 줄인 경우도 있습니다.
늦게 도착한 편지는 틀리지 않습니다. 그 편지를 지금 일로 읽는 순간 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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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측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OpenDART 공시목록·원문), 보고자 국민연금공단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2026년 1월 2일~10월 2일 접수분(10월 2일 118건, 같은 날 전체 대량보유 보고 191건). 개별 건 — GS건설 20261002000448, 빙그레 20261002000484, 비에이치 20261002000190, 대덕전자 20261002000437, 파마리서치 20261002000153, 현대해상 20261002000491, 코오롱인더 20261002000509, 파라다이스 20261002000492, 해성디에스 20261002000216, 현대백화점 20261002000478, 비나텍 20261002000200, 코미코 20261002000212, 싸이맥스 20261002000149, GS 20261002000380, 대한항공 20261002000476, 한화생명 20261002000397, LG디스플레이 20261002000297. 분기 중간 보고 — 현대로템 20260803000433, HD현대중공업 20260908000302.*
*빙그레 주식소각결정 20250415800345·20260311800895·20260811800318, 코미코 무상증자결정 20260512000722·주식분할결정(정정) 20260716900397. 새빗켐·김천세무서 20260928000327(같은 종목 9월 1일 보고 20260901000354), 일양약품 20260923000538·20260923000556, 에프에스티 20261002000045·20261002000062.*
*보고 기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국가법령정보센터), 금융감독원 기업공시 길라잡이 · 대량보유상황보고,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5% 대량보유 보고제도 및 단기매매차익 반환제도 개선」(2019.9.5), 공공데이터포털 국민연금공단 대량보유주식 보고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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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은 각 보고서의 작성기준일 현재 보고자가 밝힌 값이며, 접수일 현재 보유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공시 자료에 근거한 정보 제공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